고금리에도 가계대출 1조 6000억 증가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긴축 장기화 전망 등 영향
대출 활용 부동산 투자 경고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 작년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전망과 경고에도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났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 작년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전망과 경고에도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났다. 사진은 24일 서울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일부 은행의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 지난해 말 이후 9개 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에도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 6000억 원 넘게 또 불어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900~6.469% 수준이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상단이 0.219%포인트(P), 하단이 0.070%P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20여 일 만에 상하단이 0.140%P씩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170%P, 0.140%P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실제로 ‘매파적’ 기조가 뚜렷해지자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는 연 4.270~7.099%로, 지난달 말보다 상단은 0.130%P 올랐지만, 하단은 오히려 0.030%P 떨어졌다. 결국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최고 수준이 7%대를 넘어선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기준금리(3.50%)조차 밑돌았던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도 속속 4%대로 반등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은 계속 꿈틀대는 모양새다. 5대 시중은행의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 4539억 원으로 8월 말보다 1조 6419억 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일 뿐 아니라, 20여일 만에 이미 8월 증가 폭(1조 5912억 원)을 넘어섰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 8759억 원 불었다. 5대 시중은행의 흐름으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를고 경고한 바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