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성운 부산대병원장 “지역 공공·3차병원 필수의료 유지하려면 ‘정책 수가’ 필요”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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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진료과 일괄적 수가 인상 땐
대학병원 필수 인력 유출 역효과
첨단재생 연구 강화 ESG 경영 추진

“비수도권의 필수의료 위기는 더 심각합니다. 현재 추진 중인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확대도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근본적인 의료 환경 개선과 의료 수가 현실화 등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특히 정밀한 정책 수가가 필요합니다.”

부산대병원 정성운 병원장은 필수의료 대책으로 정책 수가를 강조했다. 특정 과에 대한 일괄적 수가 인상은 오히려 대학병원 필수 인력이 유출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동네병원의 비급여 진료 비용이 종합병원의 배를 넘는 현실에서, 일괄적 수가인상까지 이뤄지면 대학병원 의료진이 개원의로 빠지는 현상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수의료과는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문의 인력마저 충원 미달 사태가 늘고 있습니다. 인원이 미달되면 기존 인력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그 인력마저 이탈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공공의료기관이나 3차병원의 필수·응급의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수가 조정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

정 병원장은 의사 간 소득 불균형이 필수의료 인력 유출의 근본적인 이유라며, 전공의들이 필수의료 과목을 지원하게 하려면 필수의료 전문의 처우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병원은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기관 본연의 사회적 가치에 더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병원은 지난 11일 병원장과 주요 보직자 등으로 구성한 ESG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ESG 경영 중기 로드맵을 구성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도입기·확산기·정착기로 구분해 의료폐기물 저감, 환자 정보 보호 활동, 사회 공헌 강화, 준법·윤리 경영 등 세부 실천 과제를 추진 중입니다. 병원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타 의료기관, 지역사회 등과 함께 ESG 경영의 가치를 공유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ESG 경영과 관련, 정 병원장은 내구 연한이 지난 관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했으며 장애인 고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산대병원은 현재 장애인 167명을 고용 중입니다. 전체 직원 수가 많다 보니 공공기관 의무고용률에는 아직 못 미치는 만큼, 고용 확대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됐다. 이달부터 인체 세포 등을 이용한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융복합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를 수행한다.

정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의료 질 평가 항목 중 ‘연구 개발 영역’ 주요 지표로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이 포함돼 있어 병원 의료 질 지표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람의 신체 구조와 기능을 재생·회복·형성하거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인체 세포를 이용하는 등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한층 더 발전된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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