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경 부산 대학생 집수리 ‘어썸’ 회장 “집수리 봉사로 취약계층에게 희망을 선물합니다”
2014년 창립, 매주 토요일 모여
도배·전등 교체 등 340가구 지원
“달라진 집 보고 기뻐할 때 뿌듯”
‘하나가 모여서 우리가 되고, 우리는 그 어떤 이웃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부산 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집수리 봉사 동아리 ‘어썸’의 이름에 담긴 모토다. 'awesome(어섬)'을 a와 we, some으로 나눠, 하나(a)는 우리(we)가 되고, 그렇게 모인 힘으로 주거 취약계층(some)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뜻이다. awesome에서 a와 s를 따, 당신의 집을 A/S 해주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2014년 만들어진 어썸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는 대학생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어썸 이재경 회장(부산대 건축공학과 3학년)은 어썸 3년 차 회원으로, 올해는 회장직을 맡아 어썸을 이끌고 있다.
어썸의 회원은 120명. 부산 소재 대학 1~3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 매년 20명 정도 회원을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3 대 1에서 4 대 1은 꼭 된다고 한다. “대학생들인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도배와 장판·전등 교체만 하고 있습니다. 회원을 뽑을 때 전문성보다는 성실성과 단체 활동의 적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썸이 지금까지 수리한 집은 340가구이다. 올해도 한여름이나 한겨울, 학교 시험 기간, 명절 연휴를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 2~4가구 정도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도배, 장판·전등 교체 수준의 집수리라 해서 절대 얕잡아 봐선 안 된다. 나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데다 주거 취약계층에겐 무엇보다 절실한 부분이어서다. “노후·반지하 주택은 해가 잘 들지 않아 곰팡이가 많이 슬어 있고 벽지가 뜯어져 나가 시멘트가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도배를 위해 초배지나 방습지를 붙이는 것까지 만만찮은 작업입니다.”
그래선지 어썸의 활동은 꽤 체계적이다. 한 가구당 10명 정도의 인원이 배정되는데, 오랜 활동과 경험으로 능숙한 선배들이 후배들과 조를 이뤄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협업하고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집수리를 위해서는 벽지나 장판, 전등이 필요하다. 어썸 회원들은 한 학기당 2만 원의 회비를 모으고 있다. 봉사 활동을 할 때마다 1만 원씩 회비를 추가로 모은다. 하지만 자재비가 늘 모자란다. 부산시자원봉사센터나 희망브리지,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금이 큰 힘이 되고 있지만, 더 많은 지원금이 필요한 상황. 그래서 그는 더 많은 지자체와 복지 기관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원금 외에 부산 지역 기초지자체와 복지 기관들의 도움도 큽니다. 동래구와 금정구, 북구는 물론, 수영구 노인복지관, 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부산진구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이 집수리 대상을 발굴하고, 장비와 자재를 옮겨주고 있습니다.”
집수리 봉사는 토요일 하루 쉴 틈 없이 진행된다. 그는 회원 모두가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하루와 바꾼 수고로움이 주거 취약계층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1일에는 낭보도 있었다.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시간 V × 부산’ 자원봉사 우수 사례 발표 공모 대회에서 이 회장이 어썸의 활동을 담아 발표한 ‘당신의 삶을 A/S 해드립니다’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달라진 집을 보고 기뻐하시는 분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썸이 더 많은 주거 취약계층에 희망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