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부산 곳곳이 영화관으로 ‘변신’…올해로 3회째 맞은 ‘동네방네비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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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부산 곳곳서 ‘동네방네비프’ 개최
동래향교, 김해공항 등 7곳 영화관으로 변신
“온 가족이 함께 방문”…주민 호평 이어져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참여한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참여한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창인 부산의 시내 곳곳이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린 ‘동네방네비프’에서는 동래향교, 김해국제공항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상영관이 마련돼 ‘영화의 도시’ 부산을 실감하게 했다.

지난 8일 오후 6시께 찾은 부산 동래구 동래향교. 평소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문화재 동래향교 앞에 거대한 스크린이 설치됐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동네방네비프’를 위해 동래향교가 영화관으로 변신한 것이다.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스크린에서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상영됐다. 지난해 개봉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세연(염정아)이 남편과 함께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류승룡·염정아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동래향교에는 60여 명의 관람객이 모여 영화를 감상했다. 관객들은 영화제 측이 설치한 캠핑용 의자에 앉아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지켜봤다. 영화 시작에 앞서 비가 약간 내린 탓인지 일부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있었고 관객들을 위해 준비된 담요를 덮은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좁은 극장 대신 야외에서 영화가 상영되자 시민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겼다. 일부 관객은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노래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거나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동래향교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기록하려는 관객도 있었다. 영화 상영이 무료로 진행된 덕분에 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영화 소리를 듣고 찾아와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동래향교를 찾은 김호준(42) 씨는 “근처에 거주하는데 지나가다가 영화 소리가 들려 호기심에 이곳을 찾았다”면서 “저녁 일정이 있어 영화를 끝까지 보지는 못할 것 같지만 잠깐이라도 구경하다 가려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집 근처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온 가족이 함께 단체 관람을 왔다는 동래구 주민 추 모(44) 씨는 “우리 가족, 누나네 가족을 포함해 7명이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 인근에 거주하는 형의 가족들도 곧 올 예정”이라며 “영화를 좋아해 과거 남포동을 자주 찾아 영화제를 즐기곤 했다. 영화제가 해운대로 옮긴 후에는 자주 찾지는 못했는데 집 앞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 매우 좋고 아이들도 신기해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동네방네비프는 동래향교, 부산시민공원, 김해국제공항 등 부산 곳곳에서 개최됐다. 영화제 측은 시민들이 영화제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21년부터 동네방네비프를 운영 중이다. 올해의 경우 야경, 전통, 여행이라는 테마에 맞춰 상영관을 결정했다. 동구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영도구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중구 비프광장 야외무대, 수영구 밀락더마켓을 포함한 부산 7개 장소에서 1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서울에서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이 영화관으로 탈바꿈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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