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투자에도 가을야구는 없었다…또 ‘봄데’에 그친 롯데
유강남·노진혁·한현희 FA 3인방 총170억 투자
약 11년 만의 단독 1위 후 줄곧 하락세 7위로
서튼 감독 시즌 중 경질 초강수에도 반전 없어
투타 밸런스·외국인 선수 기용 등 전반적 문제
김태형 포함 차기 감독 선임 절차 빨라질 듯
또 다시 ‘봄데’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23시즌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2018시즌 이후 6시즌 연속으로 가을야구 초대권을 받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에 17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가을야구 진출에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이 끝나는 대로 차기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2024시즌 준비에 빠르게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3년 만의 ‘톱데’, 이후 끝없는 추락
롯데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올 시즌 마지막 16차전 경기에서 0-7로 영봉패를 당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5위까지 진출하는 포스트시즌 진출도 좌절됐다.
롯데는 2018시즌 7위를 시작으로 △2019시즌 10위 △2020시즌 7위 △2021시즌 8위 △2022시즌 8위를 기록했다. 롯데는 올해도 7위를 기록해 6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는 2023시즌에 앞서 거액의 FA를 성사하며 가을야구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포수 유강남(4년 80억 원)과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하며 탄탄한 전력 보강을 마쳤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도 5년 90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가을야구 진출의 의지를 드러냈다. 김상수·윤명준·신정락·차우찬 등 리그 베테랑 선수도 대거 영입해 신구 조화도 모색했다.
올 시즌 초반은 분명히 달랐다. 롯데는 8연승을 달리며 4월 마지막 날에 2012년 7월 7일 이후 3950일 만에 KBO 리그 단독 1위에 올라섰다. 마운드는 흔들리지 않았고, 타선은 폭발했다. ‘롯데=봄데’라는 공식이 깨지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1위와 2위를 오가다 5월 20일 3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롯데는 이후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순위가 급하강했다. 시즌 후반 5위 순위 경쟁에 나섰지만,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등 경쟁 상대에 밀리고 말았다.
■성적 부진 속 감독 경질·코치진 변경까지
롯데는 2023시즌 경기가 진행되며 투수조와 야수조의 부조화 속에 쉽게 승수를 쌓지 못했다. 가을야구 진출의 디딤돌을 놓아야 할 6월과 7월 각각 9승(16패)과 5승(12패)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성적 부진 속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급기야 6월 하순에는 코치진 항명 의혹까지 불거진 가운데 1군 코치진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도 맞이했다. 작지 않은 홍역을 치렀지만 팀 성적은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2021년 5월부터 롯데를 이끈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 8월 28일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구단은 서튼 감독의 건강을 사퇴 이유로 설명했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었다. 롯데 감독을 한 차례 맡은 경험이 있는 이종운 1군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롯데는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롯데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22시즌에 이어 재계약을 맺은 잭 렉스는 무릎 부상 회복이 더뎌 지난 7월 11일 니코 구드럼으로 교체됐다. 구드럼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이 기대됐지만 현실은 기대 이하였다.
롯데는 또 정훈·한동희·노진혁 등 국내파 주전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시즌 내내 주전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감독 조기 선임 후 새판 짜기 들어갈 듯
롯데는 오는 16일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한다. 롯데는 2023시즌 종료와 함께 2024시즌 도약을 위한 준비에 곧장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서튼 감독 사임 이후 2개월 가까이 공석인 감독 선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두산 베어스 시절 7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 현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을 포함한 차기 감독 후보들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차기 감독이 선임된 이후 구단 마무리캠프 등을 진행하며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간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