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올해 첫 조단위 영업이익
반도체 적자폭 축소·모바일 증가 등
LG전자도 전장·가전 선전으로 전망치 상회
주가도 양사 1500~1800원 올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불황과 경기 침체, 소비 위축 국면에서도 올 3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올들어 최고인 2조 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낸 것은 올해 처음이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반도체 불황 여파로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앞섰으나,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다시 조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LG전자를 제쳤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 원대에 그친 1·2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직전 분기의 6700억 원보다는 3배 이상(258.2%) 증가했지만 지난해 동기보다는 77.9% 감소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집계한 시장 전망치 30% 이상 상회한 수치다.
매출은 67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지난 2분기의 60조 100억 원보다는 11.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반도체 사업의 적자폭 축소와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호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 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부문에서 낸 조 단위 적자를 모바일경험(MX)과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 영업이익이 상쇄하며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MX 부문은 ‘갤럭시 Z플립5·폴드5’ 등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 SDC 부문은 고객사 신제품 호재 등에 힘입어 비교적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3.5%, 직전 분기 대비로는 34.3% 증가한 9967억 원으로 1조 원에 육박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LG전자의 호실적은 생활가전 부문에서 소비 수요가 큰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을 공략하고 전장과 냉난방 공조(HVAC) 등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양사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가 또한 상승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종가 기준 6만 8200원으로 전일 대비 1800원(2.71%) 올랐고, LG전자도 전일대비 1500원(1.43%) 상승한 10만 6600원을 기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