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남해서 정어리 떼죽음 잇따라 ‘비상’
11일 오전 창원 마산합포구서 정어리 집단 폐사 신고
최근 남해·제주·부산 앞바다서도 폐사 발생 확산 추세
경남도·수산과학원, 폐사 원인 분석·대책 마련 등 분주
지난해 경남 창원시 앞바다에서 정어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올해도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창원시와 남해군 앞바다 등에서 잇따라 정어리가 집단 폐사한 건데, 관계기관에서는 실태 파악과 함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11일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인근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시는 곧바로 수산과 직원들을 현장에 배치해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폐사한 정어리는 대부분 마산해양신도시와 연결되는 다리 사이에서 발견됐다. 아직 물 밑에 가라앉아 있는 정어리가 적지 않은 상태로, 1~2일 사이 대다수 부유할 전망이다. 시는 전체 폐사량을 10t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정어리 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 제주 앞바다에서, 같은 달 1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가 목격됐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인근 경남 남해군 설천면 동흥방파제 인근 해안에서 정어리 폐사 5t 정도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창원시 진해만과 마산만 일대에서만 226t 정도의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생했는데, 올해는 부산과 남해, 제주까지 범위가 확산된 셈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난달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정어리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와 긴급하게 수거했다.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생하면 수거도 힘들지만 뒤처리가 더 큰 문제다. 바다에 가라앉은 폐사체는 부패되면서 서서히 떠오르는데 이때 바다 전체에 악취가 진동을 한다.
최대한 빨리 수거해 소각장으로 보내지만 폐사체가 너무 많을 경우 소각도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들은 예찰을 강화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가 집단 폐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 조사 결과 지난 7월까지 올해 경남 앞바다에서 잡힌 정어리 누적 어획량은 총 1만 249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배 많아졌다.
여기에 국립수산과학원도 지난 4월 남해동부 해역의 정어리알 평균 밀도가 지난해보다 8.8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남해안 일대에서 발생했던 정어리 폐사의 원인에 대해 산소 부족을 주원인으로 결론지었다.
올해 정어리 개체 수가 폭증한 만큼 추가 폐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산소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어리가 집단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연안 깊이 들어오면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창원 앞바다 정어리 집단 폐사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폐사 현장에 대한 질병 검사와 산소포화도 조사를 진행 중이며, 해조류 분석을 통해 정어리떼 이동 동선도 파악할 예정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