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우키시마’ 유족 DNA 조사 나서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해 신원 확인·봉환 대비 조치
국감서 일 유해 봉환 관련 질의
이상민 장관도 “챙기겠다” 응답

지난 8월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려 8천영령 합동위령제와 추모식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 8월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에서 광복 78주년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평화재가 열려 8천영령 합동위령제와 추모식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속보=우키시마호 희생자 유해 수습에 나선 행정안전부(부산일보 8월 29일 자 1면 등 보도)가 최근 고령 유족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후 발굴될 유해의 신원 확인과 봉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국정감사장에서 유해 봉환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는 등 일본에 방치된 유해 봉환과 유족 반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행안부는 2010년부터 활동한 국무총리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지원위원회’에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족으로 신고된 137명을 대상으로 11일까지 유전자 검사 희망자를 접수했다. 11일 오후까지 유전자 검사를 신청한 유족은 모두 36명이다. 검사 비용은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행안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 관계자는 “유족들이 고령에 접어든 만큼 선제적으로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놓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도쿄 유텐지에는 우키시마호 희생자 유해 280구(북한 출신 5구)가 있지만, 이미 분골·합골된 상태라 유전자 정보로도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키시마호 침몰지 수중이나 주변에서 유해가 추가 발굴될 수 있어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번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국인 강제징용자 수천 명이 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교토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일 양국은 도쿄 유텐지에 보관된 희생자 유해 봉환을 위한 사전 절차도 밟고 있다. 〈부산일보〉 자매지 〈서일본신문〉 취재에 따르면 일본 후생성은 행안부 요청에 따라 지난달 유텐지 유해 명단을 행안부에 보냈다.

더불어 이상민 장관도 지난 10일 열린 2023년도 국정감사에서 우키시마호 유해 봉환을 위해 외교부와 협력할 뜻을 밝혔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전봉민(부산 수영) 의원은 “우키시마호 유해 280구가 아직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와 (협력해)유해를 찾을 수 있도록 챙겨봐 달라”고 요청했고, 이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심규선 이사장도 전 의원 질의에 “우키시마호 유해 관련 조사를 진행해 (정부에)보고했다”면서 “행안부와 외교부에서 이후 (유해봉환을 위해)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키시마호희생자유족회 한영용(81) 회장은 지난달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유해 발굴과 봉환을 촉구했다. 한 회장은 “유해와 유품이 아직도 마이즈루 수중 3m 펄에 갇혀 있다”며 “지금이라도 유해를 찾아 자식 된 도리를 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