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자지구 공격 초읽기, 확전 막을 묘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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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탈출구조차 막혀 대참사 불가피
국제 사회 지구촌 평화 위해 힘 합쳐야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의 건물을 한 남성이 바라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가 2천670명이라고 밝혔다. 데이르 알 발라. AF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의 건물을 한 남성이 바라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가 2천670명이라고 밝혔다. 데이르 알 발라.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정규군과 예비군 50만여 명과 탱크 등 군사 장비를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한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 110만여 명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소개령을 내린 상태이다. 하마스의 잔혹한 기습 공격과 인질 납치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의 분노가 무고한 민간인 피해와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위기에 놓여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가자지구에 갇혀 있는 주민의 인도주의적 대참사다. 양측의 사상자가 1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 지상군까지 진입하면 하마스와의 시가전으로 민간인과 인질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미 가자지구 전면 봉쇄와 보복 폭격으로 전기·수도·식량 공급은 물론 병원조차 멈춰 서면서 생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한다. 혼란을 우려한 이집트 정부가 유일한 국경 탈출구마저 폐쇄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과 민간인 보호’를 호소할 정도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는 실정이다.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들의 무차별한 살상은 막아야 한다.

인도주의적 참사 우려와 함께 확전 위험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공항 활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한다. 이란은 전선 확대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주변 국가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모함 전단 2개를 전개한 미국도 “이스라엘이 가자를 다시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확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전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식량난 등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과 주변국의 군사 개입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나리오다. 무력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음악 축제를 즐기던 비무장의 일반 시민을 무참히 학살하고, 인질로 끌고 간 하마스의 만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지상군 공격과 대규모 시가전에 따른 또 다른 민간인 학살의 빌미가 되어서도 안 된다. 하마스 괴멸을 전제로 한 가자지구 점령은 난마처럼 얽힌 중동에 피의 복수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주변 국가는 전쟁 종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미국과 EU는 물론이고, 신흥강대국을 자처하는 중국도 자국 이익 추구에서 벗어나 지구촌 평화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 대규모 민간인 희생과 보복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묘책을 짜내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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