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지도부 이어 혁신위도 인물난… 국힘, 국면 전환 난항
지도부, 23일께 혁신위 발족키로
“위원장 인선은 주말까지 마무리”
정치권·경제계·학계 후보군 추려
상징적 인물 물색 나섰지만 난관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에도 무게
당 쇄신을 전면에 걸고 2기 지도부를 띄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인선에 대한 우려에 ‘혁신위원회’ 출범을 예고하며 또 한 차례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모양새다. 당 쇄신안을 도출할 혁신위의 상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만큼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한 지도부 고심도 깊어 보인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주말까지 혁신위원장 등 인선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23일께 혁신위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희석 선임대변인 등과 회의를 열고 혁신위 출범 시기 등을 논의했다. 윤 선임대변인은 “(혁신위원장에)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유력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주말까지 인선을 완료해 다음 주 월요일 출범을 목표로 작업을 더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경제계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원장을) 할만한 분들을 두루두루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혁신위를 띄워 본격적인 당 쇄신 작업에 나서는 것으로 당내 비판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인물난’이다. 지난 총선 공천과 본선 과정에서 중량급 인사들이 줄어들었고, 수도권 가용 자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인물난은 2기 지도부 재편에서도 드러났다. 김 대표는 수도권과 중원 출신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무총장 자리에 대구·경북(TK) 인사를 배치해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내주 출범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이끌 적임자 물색 작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윤 선임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인물난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2기도 출범시켰고 의원총회도 거쳤는데 평가가 나쁘다는 것, 그렇게 호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히 체감하고 있다”면서 “재료가 없는데 상을 엄청 푸짐하게 차리라는 것이다. 우리도 그러고 싶은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송구하다”고 털어놨다.
당 쇄신을 놓고 여파가 이어지면서 당 쇄신안을 도출할 혁신위의 역할과 상징성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지도부도 신속한 혁신위 출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위원장 후보로는 정치권뿐 아니라 경제계, 학계 인사 중 후보군을 추려 물색 중이지만, 이번 혁신위 출범의 상징성이 높은 만큼 이미지와 인지도, 당무 이해도를 두루 갖춘 인물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외부 인사 영입에 무게가 실린다.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엔 원내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준비기구와 인재영입위원회는 혁신위 출범이 완료돼야 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혁신위 출범 작업과 함께 일각에서 제기된 ‘용산 여의도 출장소’ 비판 등을 의식한 듯 당의 주도적 역할 강화에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주요 민생정책에 대해 당이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윤 대통령도 이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를 비롯한 2기 지도부는 이날 윤 대통령과 오찬 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여전히 쇄신 의지 부족 목소리와 함께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설도 흘러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내년 총선에 대해 “100석 이하를 걱정해야 한다”며 “유의미한 선거를 하기 위해선 다른 결심을 할 수도 있다”며 창당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유 전 의원도 “신당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