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공복감 더 많이 느껴… 체질별 간식 섭취 도움
[톡! 한방] 다이어트
예로부터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천고는 장마와 태풍 등으로 흐린 날이 많은 여름에 비해 맑은 날이 많은 가을 하늘이 더 높게 보이는 것을 표현한 것이고, 마비는 말이 살찐다는 의미로 곡식 수확기인 가을에는 가축이 먹을 건초도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사람들의 체중도 증가합니다. 가을에 먹을 것이 풍족한 건 사람도 마찬가지라서 그런 걸까요?
우선 가을에 말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몸에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고,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영양분을 모아두고자 하는 호르몬 변화가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생물은 날씨가 추워지면 미리 영양분을 비축해 두려고 하는 생리현상이 나타납니다. 사람도 날씨가 추워지면 공복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되고, 식사량이 늘고 체중 또한 증가하기 쉽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공복감과 포만감은 시상하부에 있는 공복중추(섭식중추)와 만복중추(포만중추)에 의해 조절됩니다. 공복중추가 작용하면 배가 고프다고 느끼게 되어 음식을 찾게 되고, 반대로 만복중추가 작용하면 배가 부르다고 느끼게 되어 먹는 것을 중단합니다. 공복중추는 실제 공복 상태가 오래 지속됐을 때뿐만 아니라 음식을 보거나 음식 냄새를 맡는 등 정신적인 자극만으로도 쉽게 작동합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면 공복중추의 작용이 강해지고 만복중추의 작용은 약해집니다. 수만 년 전부터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본능이었지만, 식량이 충분해진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비만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본능을 이겨내고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음식을 먹을 때는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복중추는 뇌로 영양분이 전달되면 작동하는데, 여러 영양분 중 탄수화물에서 분해된 포도당이 가장 먼저 뇌로 전달됩니다. 위장 이후부터 소화가 시작되는 지방이나 단백질과 달리 탄수화물의 소화는 구강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죠.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을수록 탄수화물이 당분으로 분해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그만큼 뇌의 만복중추에 신호를 보내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장시간 공복 상태를 지속하는 것 역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복중추의 작용이 극도로 강해져 폭식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본인의 체질에 맞춰서 소량의 과일이나 야채, 견과류 등의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금양·금음(태양인)이라면 오이, 토양·토음(소양인)이라면 블루베리, 수양·수음체질(소음인)은 사과와 토마토, 목양·목음(태음인)은 감자, 배 등이 좋습니다.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