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무용’ 키워드로 치르는 2023 부산공연콘텐츠페스타
부산문화회관 주최·주관 2~10일
발레·한국·현대무용 세 작품 공연
2일 김옥련발레단 ‘분홍신 그 남자’
5일 허경미무용단-무무 ‘길을 잃다’
10일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 ‘수구루지’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대표이사 이정필)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하는 ‘2023 부산공연콘텐츠페스타’가 2일 김옥련발레단의 ‘분홍신 그 남자 2030’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해 공연콘텐츠페스타가 공연예술 전 장르를 대상으로 공모했다면, 올해는 무용 장르로 한정하고, 지역 예술단체로 선정한 게 달라졌다.
공모 절차를 거쳐 선정된 세 팀은 김옥련발레단, 허경미무용단-무무,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이다. 무용 장르 안에서도 발레, 한국창작, 현대무용이 골고루 포함됐다. 지난해보다 전체 예산은 줄었지만, 선정된 세 팀에는 각각 제작비 3000만 원과 공연장 등이 제공된다.
2일 오후 7시 30분 ‘분홍신 그 남자 2030’으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무대에 오를 김옥련발레단은 1995년부터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전문단체이다. 작품 ‘분홍신 그 남자 2030’은 2030년 5월 1일 부산월드엑스포 전시 개막일 ‘희망요양병원’에 과로로 쓰러진 한 발레리나가 들어오고, 치유 프로그램 일환으로 그녀에게 배정된 인공로봇과 기억 여행을 하는 과정을 춤으로 엮어낸다.
이 작품은 2008년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초연한 후,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후지원사업 선정(아르코예술극장 대공연장), 2018년 수원발레축제 초청 공연, 2022년 부산문화예술 레퍼토리 재지원사업 선정(영도문화회관) 등 지속해서 발전하는 부산 대표 창작 발레 공연이다. 2023년에는 이전과는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2일 오전 10시 30분에는 학생들 단체 관람이 예정됐다.
연출 김현숙, 안무 김옥련·박재현, 음악감독 전현미, 연주 송용창·이소영·박광식·고충진, 노래 양근화·임성규, 연기 서원오·방도용, 총연출·대본 유상흘. 춤꾼에는 박재현 서정애 윤해지 백인규 이민우 손영일 이이슬 표예찬 정소영 김옥련 부산진구청 청소년예술학교 발레반 이가은 외 4명이 나온다.
오는 5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공연될 허경미무용단-무무의 ‘길을 잃다’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간 실존에 관해 고민하는 작품이다. 허경미무용단-무무는 한국춤을 기반으로 한 창작춤을 주된 작업으로 하는 단체다. 최근에는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춤 공연의 정형성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극장 공연을 벗어난 다양한 춤 공연 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작품 역시 맨 처음에는 소극장에서 솔로로 올렸다가 규모를 키워서 창고 공간(메인 춤꾼 5명)에서 초연했으며, 이번엔 대형 무대 극장용으로 선보이게 된다. 초연은 2019년 12월 문화복합공간 끄티에서 이뤄졌다. 허경미는 “일종의 창고에서 초연한 뒤 극장용으로 손을 봤다. 한국무용 장르이긴 한데 한국·현대무용 요소가 두루 들어가 있고, 춤꾼들도 다양한 연령층의 한국·현대무용 전공자가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자 중에는 하야로비무용단 출신의 정기정 대표가 눈에 띈다. 정 대표는 출연도 하지만, 춤꾼들의 트레이너 역할도 맡았다.
안무 허경미, 음악·작곡·편곡 안성환 씨어터-我. 춤꾼에는 정기정 강경희 박은지 신상현 엄효빈 이제형 이연정 이인우 정승환 조은미 허경미 등 11명이 나선다.
마지막으로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공연될 작품은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의 ‘수구루지’이다. 댄스 프로젝트 에게로는 코믹, 위트, 유머를 중시하는 현대무용 단체로 2014년 창단됐다. 협업과 실험을 즐기며 극장과 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추구한다. 단체명 ‘에게로’는 우리말 ‘~에게’와 ‘로’가 결합한 말로 행위자에게서 관전자에게로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는 단체 지향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가족 관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수구루지’는 심술 많고 자기밖에 모르는 말뚝이 3세가 크리스마스 연휴의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휴양지로 향하는 도중 비행기가 이상한 곳으로 추락해 겪는 해프닝을 담아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창작무용극으로 무용, 판소리, 전통연희, 그림동화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2021년 7월 이 단체의 정기 공연으로 초연된 바 있다.
작·안무 이용진, 작창 정다운, 음악감독 한상훈. 출연 강건 박소희 서선택 이보미 이재영 장의정 정다운 한상훈 허성준. 연주 김혜지 안유진 김준호.
이번 부산공연콘텐츠페스타를 기획한 부산문화회관 박승빈 대리는 “부산 예술인이 만든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는 한편 지역 공연예술계의 창·제작 역량을 강화해 부산 예술 생태계에 활기가 더해지면 좋겠다”면서 “시민들에게도 지역 예술단체의 우수한 공연 작품을 접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참가자인 허경미 대표도 “공연 여건이 점점 힘들어지는 가운데 지역 예술가 공모를 통해 부산문화회관이 이런 귀한 기회를 줘서 너무나 각별하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허 대표는 또 “최근 부산 춤계는 춤꾼 부족으로 프로젝트성 공연이 대부분인데 이번 공연콘텐츠페스타 출연자 면면이 학교에 적을 둔 춤꾼 외에 나름 현역으로 활동하는 부산 춤꾼은 다 불러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멋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 입장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 문의 051-607-6052.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