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만에 '수출플러스·무역흑자' 동시 달성…‘턴어라운드’ 기대감
10월 수출, 작년동월比 5.1%↑…13개월만에 '플러스’ 전환,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
반도체, 1분기 바닥 찍고 -3% '최저감소율'…대중수출 3개월 연속 100억달러 돌파
산업부 "내년 초까지 수출 우상향 추세"…전문가 "바닥 확인 후 턴어라운드"
올해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하고, 무역수지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이룬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 1분기(1~3월)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흐름과 맞물려 대(對)중국 수출이 개선세를 타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5.1% 증가한 550억 9000만 달러, 수입액은 9.7% 감소한 534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 동시 달성이다.
여기에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로 전환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9억 4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감소율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3분기(-3.9%)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올해 1분기 -40%로 바닥을 찍었다.
정부는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선박, 일반기계 등 수출 주력 품목들이 모두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수출 플러스·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 개선 흐름은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5월 적자로 돌아선 이후 18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다만, 대(對)중국 수출 역시 개선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110억 달러로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이어갔다.
대중국 수출 증감률은 -9.5%로 역대 최저치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대중국 수출 증감률은 지난 7월 -24.9%, 8월 -19.9%, 9월 -17.6% 등으로 점차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그간의 추세를 놓고 볼 때 안정적인 '수출 우상향'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선박, 일반기계 등이 일제히 호조세를 보이고, 반도체의 반등이 시작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출이 완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는지는 연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반도체·대중 수출이 바닥을 확인한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바닥을 확인했고, 조심스럽지만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라며 "작년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내년 초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추세 측면에서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10월 수출입 동향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