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 피아니스트의 ‘아버지 사랑’… 고정화 피아노 독주회
고태국 음악비 건립 15주년 기념
7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공연
슈베르트 즉흥곡·쇼팽 발라드 선봬
고태국 음악비 건립 15주년을 기념하는 고정화 피아노 독주회가 7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개최된다. 우리 나이로 79세의 피아니스트가 꾸미는 독주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경북 고령 출생의 고태국(1917~1977)은 일본 도쿄의 동양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뒤 1944년 대구사범학교에 부임하면서 귀국한 뒤 1947년 11월 부산에 정착했다. 이후 동래중·금성고·동래여고 교사와 부산사범대학(현 부산교대) 교수를 지내면서 성악가이자 합창 지도자이며 음악 교육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특히 대구사범학교 재직 당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전곡을 완창하고, 1962년 부산사범학교 재직 시절엔 슈베르트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전곡을 노래했다.
고태국 음악비는 고 선생의 활동 내용과 의미를 담아 지난 2008년 11월 29일 부산 성지곡 수원지 학생문화회관 앞에 세웠다. 매년 11월이면 유족과 제자들이 모여 추모비 앞에서 기념식을 열었으나 건립 10주년에 이어 15주년을 맞는 올해는 부산 시민을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태국 선생의 맏딸인 고정화 피아니스트는 부산교대 명예교수로 2010년 정년퇴직했다.
고정화 명예교수는 “이번 독주회는 아버지가 특히 좋아하셨던 슈베르트 곡 등 듣기 좋은 클래식으로 정했다”면서도 “쇼팽 발라드 1번은 아버지가 피아노곡 중에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라고 말씀하셨던 게 깊이 각인돼 연주회에선 처음 선보인다”고 밝혔다. 고 명예교수는 또 “우리 나이로 치면 79세인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연주 프로그램은 작곡가 김보현의 ‘그림자’(초연), 리스트 ‘헌정’, 슈베르트 ‘즉흥곡’, 쇼팽 발라드 1번과 3번을 준비했다. 특별출연으로 고 고태국 선생의 외손녀인 바이올리니스트 오난숙이 차이콥스키 ‘멜로디’와 사라사테 ‘바이올린을 위한 서주와 타란텔라’를 유영욱 피아노로 들려준다. 작곡가 김보현은 독일 두이스부르크시 문화부 작곡 특별상을 받는 등 활발히 활동하는 부산 작곡가로, 이번 음악회를 위해 새로 만든 4분 30초짜리 ‘그림자’를 헌정했다. 전석 초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