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다룬 연극으로 본 사회적 비극
극단 우리두리 ‘집을 떠나며’
10~12일 부산시민회관
한 가정이 파괴됐다. 홀로 남겨진 아들은 외로움과 마주한다.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가 만든 아픔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까. 가족을 통해 사회적 비극을 그린 연극이 부산 관객을 만난다.
극단 우리두리는 오는 10~12일 연극 ‘집을 떠나며’를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나는 사랑을 아직 모른다’가 부제인 작품은 국가와 사회적 잘못으로 불행에 빠진 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과 경제적 몰락이라는 배경이 비극을 불러온 세상을 그린다.
연극에서 홀로 집에 남은 아들은 가족의 고통을 쉽게 잊지 못한다. 월남전과 IMF 외환위기 등 근현대사가 준 고통으로 그의 가정은 파괴됐다. 아버지는 골방만이 자신의 세계가 됐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사랑할 수 없어 집을 떠났다. 기댈 곳 없는 딸은 어머니의 남자에게라도 사랑을 느끼고자 한다.
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과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박장렬 연출가가 각본을 썼고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블랙 리얼리즘’ 장르라고 표현하며 아이러니한 현실과 그 이면을 한층 더 보여주려 한다. 사랑이라는 무한한 힘을 믿으며 가족과 사회를 뒤돌아보고,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연극은 2015년 일본 도쿄 타이니 아리스 페스티벌에 처음 선보였다. 2016년 광주 국제평화연극제와 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도 초청됐다. 2016년 연극집단 반 20주년 기념 연극이었다. 이번 부산 공연에는 김상훈, 박승규, 황미애, 조정우, 조한별, 최혜리, 차지예 배우가 출연한다.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인터파크와 티켓링크 등에서 예매를 하면 1만 원에 티켓을 살 수 있다. 전화(1577-4868)로 문의하면 되고, 17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