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성 vs 민주 기세… 정세 따라 표심 급변할 수도 [PK 총선 일타강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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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총선 일타강의] 24. 울산 격전지로 떠오른 울주군

서범수·장능인·이선호·김영문 등 거론
현역 서 의원 친형 변수에도 경쟁력 뚜렷
신도시 범서읍 위주 민주당세 강화 기류
민주 “앞 총선 43% 득표” 거론 승리 자신

‘부자 도시’ 울산은 보수세가 강한 편이다. 울산 6개 지역구 중 진보 진영 ‘성지’인 북구(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를 제외한 중, 남갑, 남을, 동, 울주는 모두 국민의힘 지역구다. 이중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울산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울주의 여론 지형 변동에 정치권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최근 울주군 반천산단 등이 차세대 먹거리인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지역 발전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신도시인 범서읍을 중심으로 당세가 커지고 있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파로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며 ‘이변’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울주 현역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운영위원회 소속의 서 의원은 초선임에도 중앙 무대에서 존재감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또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문재인 정부 투기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등 대야 공세를 주도하는 다양한 당 기구에 소속돼 전투력을 드러냈다. 여기에 도심융합특구법 처리,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등 지역 경제 성장에도 족적을 남기면서 지역 내 지지세도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다.

경찰대학장을 끝으로 정치에 뛰어든 서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친형인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과 함께 형제 공천을 받아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형제 공천 전력이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서 의원이 한동안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됐다는 꼬리표도 뒤따른다. 그러나 도농복합 선거구로 야당세가 만만찮은 울주군의 상황을 감안할 때 서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당에서는 지난 총선 당시 서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밀려난 장능인 울산대학교 경제학 전공 겸임교수가 최근 지역민과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1989년생의 청년 정치인인 장 교수는 “지난 총선 이후 울주군에서 많은 지역민을 만나면서 유대감을 넓혀왔고, 경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도가 사그라든 분위기인데,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신인이자 청년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광 전 울주군 부군수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에선 울주군수를 지낸 이선호 울산시당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 의원에 밀려 낙선한 검사 출신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도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김 사장은 총선 출마와 관련, <부산일보>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역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자체적으로 진행한 울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성적을 거뒀다는 게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민주당 측은 울주군 신도시 범서읍을 중심으로 당세가 커지고 있고, 여당의 강서 보선 참패 이후 여당을 향한 지역 여론이 식었다고 주장한다.

실제 과거 울주군 민심은 정치 상황과 인물에 따라 크게 흔들렸다. 보수 텃밭으로만 여겨졌던 울주군은 지난 19대 대선과 7회 지선에서 여론 지형이 역전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보다 월등히 높았고, 군수 선거에선 이 위원장이 5000표 차이로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렸다. 울주군 대선 역사상 최초의 민주당계 정당 승리이자, 최초의 민주당계 군수의 등장이었다.

민주당은 여건만 갖춰지면 충분히 승기를 쥘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총선에서 김 사장은 선거 4개월 전에 투입됐으나, 지역 내 43%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 위원장은 “최근 바닥 민심을 들어보면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하다”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라고 말했다. 반면 서 의원은 “강서 보선 패배 이후 당과 지역 분위기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회복된 상태”라며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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