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만화로 그린 4000년 역사의 파노라마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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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역사/뱅상 르미르

<예루살렘의 역사>. 서해문집 제공 <예루살렘의 역사>. 서해문집 제공

<예루살렘의 역사>는 예루살렘 4000년 역사의 전쟁과 평화, 절정과 쇠퇴의 순환을 극적 파노라마의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 프랑스의 예루살렘 전문가가 글을 썼다.

책은 10장으로 구성됐는데 예루살렘은 처음에는 이집트의 땅이었다. 그러다가 기원전 1000년께부터 400여 년간 다윗과 솔로몬, 유대의 왕국이었다. 이후 페르시아 알렉산드로스제국 로마의 통치하에 들어가는데 그 와중에 예수가 ‘왔던’ 것이었다. 로마제국 치하의 300년간은 기독교 예루살렘 시대였는데 그것이 7세기 초까지였다. 그리고 이후 20세기까지 1400년간 이슬람의 땅이었던 곳이 예루살렘이다.

그러나 역사는 복잡하다. 11~12세기 십자군의 세기 100년 정도가 있었고, 이슬람 땅이었을 적에도 호혜적인 이슬람 정책에 따라 유대인들도 받아들여졌다. 더 큰 것은 18세기 말 나폴레옹이 정복에 나설 때 유대인과 예루살렘을 호명했다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 이후 예루살렘을 향한 유럽의 열의가 다시 불타올랐다.

십자군 세기인 1099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십자군은 정복한 예루살렘에 대한 상징적인 정화의식을 한다며 이슬람인들을 학살했다. 예루살렘 성전 광장에서만 이슬람군 1만 명이 학살돼 핏물의 강이 말의 무릎까지 차올랐다. 당시 인구 3만 명이던 예루살렘은 겨우 몇백 명만 살아남은 유령도시가 됐다. 이런 비극이 정도는 덜하더라도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인가. 뱅상 르미르 글·크리스토프 고티에 그림/장한라 옮김/서해문집/256쪽/2만 85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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