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시민 감동 준 물금고 야구부 기숙사 건립 나섰다
시, 시의회 물금고 기숙사 건립 부지 예산 등 제출
시 부지 제공하면, 부영그룹 건립·기부하는 방식
물금고 창단 8년만 전국대회 준우승 시민 감동 줘
기숙사·연습장 없이 열악한 상황 속 변방 기적 연출
경남 양산시가 청룡기 전국 고교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물금고등학교 야구부를 위한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물금고 야구부의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은 양산시가 부지를 제공하면, 부영그룹이 건립·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산시는 물금읍 가촌리 산 3 일대 1만 4944㎡ 중 시유지 6142㎡를 제외한 8802㎡를 매입하기 위해 내년도 당초 예산에 4억 3600만 원을 편성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또 이 부지를 부영그룹에 제공하기 위한 ‘부지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사업은 시가 확보한 부지에 부영그룹이 오는 2025년 말까지 연면적 660㎡의 실내 연습장 1개 동과 지상 3층 연면적 990㎡의 기숙사 1개 동을 건립해 경남교육청에 기부하는 것이다. 이후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 운영은 물금고가 맡는다.
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1차 예산결산과 업무보고특별위원회’에서 시가 제출한 물금고 야구부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 건립에 대한 심의를 실시했다.
시의회는 ‘부지가 외진 곳에 있어 학생들의 안전 우려’와 함께 ‘실내 연습장의 경우 다른 학교에서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등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원안 통과시켰다. 이 사업은 4일 시의회 제2차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시는 물금고 야구부의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 건립 사업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현재 토지이용 계획상 초등학교 지정된 이 부지를 체육시설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는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5년 9월 창단한 물금고 야구부는 7월 창단 8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켜졌다.
물금고 야구부는 2020년 협회장기 8강이 최고의 성적일 정도로 최약체로 평가됐지만, 청룡기 전국 고교 야구선수권대회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돌풍을 일으켰다.
결승전에서 전통의 강호 대구 경북고에 4대 1로 패해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매 게임 역전승을 거두는 등 변방의 기적을 연출하면서 양산시민들은 물론 전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물금고와 경북도의 결승전에는 나동연 양산시장 등 양산시와 체육회 등이 대규모 응원단을 구성해 상경했고, 이 자리에서 전용 구장 등을 약속했다.
물금고 야구부의 선전에 감동한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가 기숙사 건립을 약속했고, 나동연 양산시장이 부지 제공과 함께 행정적 지원에 나서면서 사업이 구체화했다.
물금고 야구부는 현재 별다른 기숙사 없이 학교 인근 임대아파트 3채를 빌려 학년별로 나눠 한 집에 7~8명씩 합숙 생활을 하고 있다. 훈련 역시 부산대 양산캠퍼스 미개발 부지에 임시로 만든 야구장에서 진행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물금고 야구부의 기숙사와 실내 연습장 건립은 시의회를 통과하는 대로 부영그룹과 함께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실내 연습장 등 건립 이후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다시 한번 양산을 전국에 알리고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