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화체' 신설 등 공급망 협력 구축. 이재용·최태원도 동행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 ASML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1일부터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영국 국빈방문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1일부터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반도체 대화체'를 신설하는 등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을 방문해 대(對)한국 투자를 끌어내는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11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한국 정상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수교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공식 일정 첫날인 12일(현지시간) 빌렘 알렌산더 국왕으로부터 공식 환영식과 친교 오찬을 가진 뒤, 알렉산더 국왕과 함께 벨트호벤에 소재한 ASML 본사를 방문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도 동행할 예정이다.

ASML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슈퍼을(乙)'로도 불린다.

윤 대통령의 방문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뿐 아니라 다수의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오찬 회담,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의 두 차례 만남 등을 통해 ASML의 한국 공장 투자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베닝크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하고,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를 생산하는 ASML '클린룸'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둘러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뤼터 총리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도 반도체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회담 후 양국 간 '반도체 대화체' 신설 및 공동사업 발굴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와 대한독립사의 역사적 장소인 헤이그 빈넨호프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한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장소로, 당시 고종은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만국 평화회의에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윤 대통령은 두 나라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에서 반도체, 무탄소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 및 기관 간 첨단산업·기술 협력, 원전 협력 등 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