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마술공연 ‘스냅’… 연이은 호평에 미국 투어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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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부산서 시작해
‘월드클래스’ 공연으로
미국 6개 도시 투어 예정

그루잠프로덕션 ‘스냅’ 공연 장면. 그루잠프로덕션 제공 그루잠프로덕션 ‘스냅’ 공연 장면. 그루잠프로덕션 제공

호기심 많은 세 남자 앞에 자물쇠로 잠긴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일행은 문을 열고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그들이 만난 세계는 화려하고 신비하다.

부산에서 시작된 마술공연 ‘스냅’은 일반적인 마술공연의 형식을 파괴한다. 출연진들이 정해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마술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다. 잘 짜여진 세계관 속에서 출연진들은 마술사이면서 동시에 배우가 된다.

마술공연에 연극적 요소가 더해지자 몰입감이 높아졌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미스터리한 여정을 함께 따라가는 관객들은 마술사의 묘기를 신기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했다.

출연진들의 개성도 뚜렷하다. 마술사들은 각각 카드 마술. 책을 이용한 묘기,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는 변신술 등 자신만의 기술로 무장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림자놀이를 활용한 마술 공연에 컴퓨터 그래픽, 음악적 요소까지 접목해 즐길거리를 더했다.

2016년 부산 공연단체 ‘그루잠 프로덕션’이 제작한 공연 스냅은 음악, 그림자, 미디어맵핑 등을 이용해 스토리를 첨가한 마술 공연이다. 세 남자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문을 발견하고 문 너머의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무언극 형식으로 담아냈다.

언어를 초월한 공연 스냅은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아시안 아츠 상워드 대상을 시작으로 공연계의 칸이라 불리는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에 공식 초청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3주간 1만 500여 장의 티켓 판매 성적을 거두고 뉴욕타임스에도 소개되는 등 세계적인 공연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명성을 인정받아 부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공연 관람 지원 사업인 ‘어릴적예(藝)’ 사업에도 선정됐다.

그루잠 프로덕션은 내년 1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미국의 콜로라도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링컨센터, 맥컬럼 예술센터, 빌라르 공연예술센터 등을 포함해 미국 6개 도시 투어에 나서는 등 국내외 활동을 이어간다. 지난 9일에는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부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부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 등 사회복지단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스냅 공연을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부산메세나협회의 ‘2023 부산예술지원 매칭펀드사업’의 일환으로 화승기업, 영화의전당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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