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라건아·허웅 ‘이름값’…중위권 도약 선봉장
2023-2024 남자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와 2차 연장 대혈투
93-88 짜릿한 1승, 7위 올라서
라건아 21점·21R, 허웅 16점 활약
15일 DB와 맞대결, 홈 3연승 도전
부산 KCC 이지스가 안방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꺾었다. 팀의 간판 선수인 라건아와 허웅이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KCC는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KBL)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93-88로 짜릿한 1승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지난달 맞대결 패배를 설욕한 KCC는 홈 3연전의 첫 단추를 잘 꿰고, 오는 15일 리그 1위 원주 DB전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라건아와 허웅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창진 감독의 로테이션 전략에 따라 2쿼터부터 코트에 투입된 두 선수는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공수의 주축 역할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라건아는 30분 42초 동안 21점 21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4쿼터 7점, 연장전 8점 등 경기 막판 득점을 책임졌다. 허웅은 37분 45초를 뛰며 3점슛 5개를 꽂는 등 16점 4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경기 후반 추격 상황에서 상대의 외곽포에, 외곽포로 맞불을 놓으며 끈질긴 승부를 완성해냈다.
KCC는 1~2쿼터를 앞선 채 마쳤지만, 3쿼터에 역전을 당한 뒤 4쿼터 초반 55-65로 10점 차까지 밀렸다. 끌려가던 KCC는 한국가스공사의 양재혁과 차바위, 박지훈까지 연이어 5반칙 퇴장을 당해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추격의 끈을 놓지 않은 KCC는 경기 종료 27초를 남기고 라건아의 골밑슛으로 마침내 74-74 동점을 만들어냈다.
연장전에서도 가스공사가 달아나면 KCC가 끈질기게 추격했다. 경기 종료 34초를 남기고 정창영의 극적인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83-83 균형을 맞추며 2차 연장에 돌입했다. 2차 연장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허웅의 3점슛으로 88-86 역전에 성공한 KCC는 막판 라건아가 결정적인 덩크슛을 림에 꽂으며 기나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93-88 KCC의 5점 차 짜릿한 재역전승이었다.
이날 귀중한 1승을 보탠 KCC는 7위(7승 9패)로 한 계단 올라서며 공동 5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정관장(이상 9승 11패)을 승차 없이 바짝 추격했다.
지난 3일 서울 삼성전 승리에 이어 홈 2연승을 달린 KCC는 계속되는 안방 두 경기(15일 원주 DB, 17일 고양 소노)에서 홈 3·4연승에 도전한다. 앞서 KCC 전창진 감독은 한국가스공사전을 포함한 홈 세 경기와 이후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정관장과 원정 경기 등 다섯 경기를 이번 시즌 전체의 분수령으로 꼽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다섯 경기를 잘 치러 승률 5할 이상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3라운드를 잘 정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비장함을 내비친 전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늘 근성이 좀 부족한 게 단점이었는데 오늘은 2차 연장전까지 가면서도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자세가 좋았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팀 승리의 주역 허웅도 “오늘은 팀 수비를 비롯해 선수들이 열심히 하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