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인구 1000만… 놓칠 수 없는 ‘피싱전’
이건희 컬렉션 ‘서암화첩’ 등
낚시 변천사부터 예술품 만남
해양박물관 내년 2월까지 열어
어로(漁撈)의 역사는 인류 역사의 시작과 거의 같다. 본격적인 낚시의 시작도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채널A의 ‘도시 어부’ 는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시즌5가 방송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낚시 인구가 내년에 1000만 명을 돌파해 1012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낚시에 관심이 있다면 주목해야 할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이 내년 2월 25일까지 여는 ‘피싱:FISH 생존×예술 ING’ 기획전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낚시의 변천사부터 예술 작품까지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건희 컬렉션의 ‘서암화첩’을 비롯해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총 280여 점이 전시된다. 서암 김유성은 1763년에서 이듬해까지 통신 사행(通信使行)의 수행 화원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일본 체류 당시 서암이 그린 그림은 일본에 남아 오늘날까지 유존되고 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낚시, 기록된 물고기’에서는 조선시대 어보 3종인 <자산어보>, <우해이어보>, <난호어목지>를 소개한다. 2부 ‘생존, 어구의 사투’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사용된 다양한 어구(漁具)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국보로 지정된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낚싯바늘 거푸집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3부 ‘예술, 물고기의 멋’에서는 예술로 승화된 낚시 관련 전시품이 선보인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조개 가면을 비롯해 수준 높은 미술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조개 가면은 국자가리비에 마치 사람의 눈과 입처럼 구멍을 뚫은 형태로 부산 동삼동 패총에서 출토됐다. 이 조개 가면은 집단의 공동의식이나 축제, 벽사적 행위 때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는 출구 근처에 있는 넥센타이어에서 제공한 바다 영상과 현대미술작가 정희욱의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이정은 선임학예사는 “손맛과 입질, 떨림과 설렘, 생존과 예술, 공존의 낚시는 계속된다. 피싱전을 통해 해양문화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