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구 첫 메이저대회 올해도 통영서…11년 연속 유치 비결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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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20회 1·2학년대회 개막
2월 ‘제60회 춘계연맹전’ 열려
지역 경제 유발효과 100억 원
시체육회와 불화로 무산 위기
시장이 직접 연맹장 만나 설득

통영시가 대학축구 시즌 개막전과 첫 메이저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 경기 모습이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가 대학축구 시즌 개막전과 첫 메이저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 경기 모습이다. 통영시 제공

경남 통영시가 대학축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춘계연맹전’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로 11년 연속이다. 동시에 시즌 개막을 알리는 1, 2학년 대회도 4년 연거푸 치른다. 애초 시체육회와 불화로 두 대회 모두 유치가 불투명했지만, 시장이 직접 연맹장을 찾아가는 성의를 보인 끝에 결실을 봤다.

3일 통영시에 따르면 오는 5일부터 20일까지 16일간 산양스포츠파크와 공설운동장에서 ‘제20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가 열린다. 올해는 전국 47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2월에는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 개막한다.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이다. 그해 대학축구 첫 메이저 타이틀이 걸린 대회로 2014년 이후 줄곧 통영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는 전국 대학 87개 팀 중 85개 팀이 출전해 역대급으로 치렀다.

두 대회는 한국대학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전국 단위 이벤트다.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에 열려 얼어붙은 지역 상권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대회 기간 중 선수단과 가족, 관중 등 하루 4000명 이상이 통영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이로 인한 경제 유발효과는 줄잡아 100억 원 이상이다.

애초 올해 대회 유치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불거진 시외 시체육회 불협화음에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양측은 작년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 사사건건 부닥치며 파열음을 냈다. 지방선거 과정에 쌓인 정치적 앙금이 체육회장 선거, 사무국장 인선을 거치며 증폭된 탓이다.

예산을 쥔 시는 체육회에 대한 이례적인 특정감사에 이어 종목단체 보조금까지 직접 집행하고 각종 대회 때 체육회를 배제하는 등 체육행정 전반에서 체육회 존재를 지워나갔다.

여기에 20년 넘게 이어온 통영·여수 간 영호남생활체육대회 지원마저 끊겠다고 통보했고, 참다못한 체육회는 통영시민체육대회와 경남생활체육대축전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며 맞불을 놨다.

이에 반박 기자회견을 자청한 시는 “감사를 통해 드러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이다. 반성과 자숙은 고사하고 대규모 행사 보이콧으로 시를 겁박하고, 선수를 볼모로 갑질을 하고 있다”며 역공에 나서면서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각종 대회 유치에도 불똥이 튀었다. 대한체육회가 지방체육회 동의 없인 전국 단위 대회를 치르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라 지자체가 대규모 체육대회를 열려면 관할 시군구체육회에 계획서를 첨부해 서면으로 동의를 구한 뒤, 회장 직인이 찍힌 동의서를 첨부해 종목단체에 신청서를 내야 한다. 지방체육회를 거치지 않으면 신청조차 못 하는 구조다.

지난해 열린 제19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결승전에 앞서 선수단과 내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지난해 열린 제19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결승전에 앞서 선수단과 내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이 때문에 “100억 원짜리 황금알 대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바뀐 규정을 뒤늦게 인지한 통영시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작년 8월, 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제59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대회장을 직접 찾은 천영기 통영시장은 한국대학축구연맹 변석화 회장을 만나 직접 올해 대회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이어 안휘준 체육회장과도 그간의 갈등을 접고 서로 소통하며 함께 하자고 뜻을 모았다. 특히 갈등의 불쏘시개가 된 체육행사·종목단체 보조금은 체육회가 시로부터 내려받아 교부·집행하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덕분에 파행이 우려됐던 통영시민체육대회와 경남생활체육대축전, 영호남 생활체육대회 모두 정상적으로 치렀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선수단과 방문객 맞이에 빈틈이 없도록 다양한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설 점검, 바가지요금 근절, 친절 교육도 마쳤다”면서 “케이블카, 루지 같은 관광 부문과 연계한 비수기 경기 부양 대책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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