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 들여 130억 효과…고성 스포츠마케팅 제몫 했다
지난해 30개 종목 71개 대회 치러
선수단 3348팀 5만 4906명 방문
37억 예산 투입, 130억 경제 효과
경제성 분석…효율 높은 대회 집중
인구 5만 명 남짓인 작은 시골 지자체가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다양한 체육 이벤트와 동‧하계전지훈련팀을 통해 상주 인구의 배가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며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국내 첫 공룡발자국 화석 발견지로 ‘공룡 나라’ 애칭이 붙은 경남 고성군 이야기다.
8일 고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30개 종목 71개 대회를 치렀다. 축구·배구 등 인기 종목은 물론, 씨름·핸드볼‧역도·레슬링‧당구‧양궁 등 비인기 종목까지 두루 열었다. 일수로는 전국 단위 140일, 도 단위 73일 등 총 231일에 달한다. 주당 1개 대회 이상 꼴이다.
공식 집계된 선수단 규모만 3348개 팀 5만 4906명. 가족, 관중 등을 합치면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는 게 고성군 설명이다. 이를 통한 지역 경제 유발 효과는 13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회 유치에 들인 예산이 3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4배 가까운 시너지가 발생한 셈이다.
겨우내 스토브리그와 전지훈련팀 낙수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는 하계전지훈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축구 등 대회가 진행되는 종목은 제외하고 전용 시설이 있는 종목을 위주로 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활용해 34일간 48개 팀, 480여 명을 유치해 2억 원이 넘는 경기 부양 효과를 봤다.
과거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 조선업 붕괴를 계기로 ‘스포츠 산업’을 새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은 고성군은 ‘스포츠 마케팅’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조직개편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 담당’을 신설하고 ‘스포츠팀 유치 T/F팀’을 별도로 구성해 발판을 놨다.
이후 ‘레저·스포츠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한 군은 스포츠 산업화의 전초기지가 될 ‘경남도스포츠산업육성지원센터’까지 유치했다. 이 센터는 유소년 엘리트팀 관리와 전국대회 개최 시 의료·운영인력지원, 방문팀 진단·평가시스템 구축, 스포츠 관광 상품 개발, 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을 전담한다.
이를 토대로 2018년 18개 불과했던 체육 대회를 2019년 21개, 2020년 46개, 2021년 64개, 2022년 101개로 꾸준히 늘렸다. 특히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대다수 대회가 중단 또는 취소되는 상황에 유소년 선수들에게 꿈을 키우는 기회의 장을 제공했다.
지역특화 스포츠 관광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한 해양레포츠를 중심으로 경기와 스포츠케어, 스포츠투어를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목표다.
올해도 ‘스포츠산업도시’에 걸맞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내달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고교축구대회’를 시작으로 3월 역도, 핸드볼 대회에 이어 ‘2024 공룡나라 그란폰도’로 벚꽃 라이딩을 진행한다.
6월에는 전 세계 철인 3종 동호인이 모이는 ‘고성 아이언맨 70.3’, 7~8월은 청룡기 전국 중고등학교 축구대회와 전국대학 배구대회, 9월엔 민속대회인 ‘2024 추석장사 씨름대축제’가 열린다. 이 밖에 당구, 세팍탁크로 등 엘리트대회와 테니스, 배구, 배드민턴, 궁도 등 생활체육대회도 선보인다. 이후 정확한 소비 기준 지표를 토대로 경제성을 분석한 뒤, 실효성 높은 대회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상근 군수는 “스포츠산업은 숙박, 외식을 비롯해 목욕, 인쇄, 임대 등 다방면에서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200여 개의 장, 단기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면서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 있는 대회가 되도록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