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젊은 사람 좋아하는 ‘핫플’ 콘텐츠로 부산은행 이미지 바꿨죠”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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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우 부산은행 차장

2021년 SNS 채널 ‘고메부산’ 시작
새 맛집·유명 장소 등 매일 업로드
지난해 말 팔로워 6만 3000명 돌파
“매출 늘어나면 지역경제에도 보탬”

부산은행 고민우 차장은 2021년 2월부터 부산은행 SNS 채널 고메부산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 고민우 차장은 2021년 2월부터 부산은행 SNS 채널 고메부산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 부산은행이 제일 잘 압니다.”

BNK부산은행이 SNS 인스타그램에 운영하는 채널 고메부산의 슬로건이다. 이 채널의 주제는 ‘핫플레이스’다. 채널에는 매일 새로운 부산의 맛집, 카페, 명소가 공유된다. 은행이 운영하는 채널이지만 재테크 정보, 금융 소식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21년 2월 문을 연 부산은행 인스타그램 채널 고메부산의 팔로워는 지난달 29일 기준 6만 3000명을 돌파했다. 채널의 운영자는 부산은행 디지털마케팅부 고민우(42) 차장. 고 차장은 3년째 고메부산을 홀로 운영하고 있다.

고 차장은 2008년 부산은행에 입사한 뒤 2016년 디지털마케팅부로 발령받았다. 맡은 업무는 인터넷, SNS 등에 회사를 알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SNS의 주 이용객인 젊은 층에게 부산은행이라는 브랜드는 친근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고 차장은 “부산은행이라는 이름을 앞세우기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로 다가가 부산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오랜 기간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파워블로거이기도 했다. 2030세대를 겨냥해 맛집, 유명 장소를 소개하는 일은 자신이 있었다. 고 차장은 부산은행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부산 지역 맛집,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고 차장은 “회사 몰래 채널을 개설하고 사비로 맛집을 찾아다니며 매일 핫플레이스를 소개했다”며 “다른 채널보다 먼저 올리고 매일 올리는 것이 SNS 속 고객인 팔로워들과의 신뢰이자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채널 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그렇게 만든 고메부산은 운영 7개월 만에 팔로워 1만 명을 돌파했다. 2021년 9월 채널의 운영 주체가 부산은행이라는 것을 처음 공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고 차장은 “부산은행에 대한 칭찬, 격려가 대부분이었고 기존 SNS에서는 듣기 힘들었던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매일 아침 신규 등록된 사업자등록증을 검색하고 카페, 식당 직원 구인 사이트를 찾는다. ‘신상’ 가게를 찾기 위해서다. 맛집은 되도록 영업 시작 직후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찾는다. 가게의 여러 모습을 사진에 담고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고 차장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개하기 위해 사전에 협조를 구하거나 광고, 협찬은 받지 않고 제 기준에 미달한 장소는 업로드를 하지 않는다”며 “보통 10곳을 가면 2~3곳은 실패한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업로드할 맛집을 찾을 때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고 차장은 “고메부산에 소개된 가게에 손님이 늘어나는 것이 채널이 할 수 있는 소상공인 응원이자 지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고메부산을 통해 좋은 식당, 카페가 소개되고 사장님들은 매출이 늘어난다면 SNS를 통해 부산은행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1월 인사발령으로 고메부산 운영을 그만둔다. 지난 6월부터 함께한 후임자가 고메부산 운영을 이어받는다. 고 차장은 “‘내일은 뭐 올리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홀가분하면서도 섭섭하기도 하다”며 “새로운 운영자가 다양하고 새로운 부산의 모습을 새로운 관점에서 소개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의 고메부산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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