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반의 반토막', 마세라티의 끝 모를 부진
슈퍼카 중 유일 판매 감소
2018년 이후 약 75% 줄어
신차 부재, 마케팅 부족 탓
지난해 국내 슈퍼카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감소를 기록한 마세라티가 딜러 교체와 신차 출시 등으로 생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지난해 434대가 판매돼 전년 554대 대비 21.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전체 실적 감소 속에 벤틀리(4.5%), 람보르기니(6.9%), 롤스로이스(17.9%)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포르쉐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대 클럽에 가입했다.
마세라티는 2018년 1660대를 기록한 뒤 2019년 1260대, 2020년 932대, 2021년 842대 등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마세라티의 이 같은 부진은 상품력 뛰어난 신차 부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브랜드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르반떼’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다. 2022년 스포츠카 ‘MC 20’과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그레칼레’에 이어 지난해 컨버터블 스포츠카 ‘MC 20 첼로’ 정도였다. 이마저도 MC 20 2종은 판매량이 미미하다. 그레칼레가 그나마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201대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친환경차 바람과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출시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출시에 소극적인 것도 판매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수입·판매권을 갖고 있는 FMK의 세일즈 마케팅도 문제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라인업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600대가량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세라티 이탈리아 본사에선 FMK의 판권 반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마세라티가 5년 새 한국 내 판매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존 딜러들도 적자로 인해 딜러권을 반납하거나 전시장을 줄이는 추세다.
마세라티의 한국 내 수입·판매권을 갖고 있는 FMK는 서울과 분당, 부산 3곳을 운영해왔으나, 최근 부산 사업권을 BMW·미니·롤스로이스 딜러인 동성모터스에 넘겼다. 동성모터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마세라티 딜러 사업을 시작했다.
동성모터스 측은 “부울경 지역을 중심으로 시승 행사와 고객초청 행사 등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정립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그란투리스모 출시와 신형 전기차 등을 활용한 영업 활동을 하면 판매량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