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패싱’ 이재명 향한 분노… 부산 오는 한동훈이 파고든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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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비대위 첫 현장 회의 등
엑스포 불발 후 처진 민심 다독
글로벌허브·산은 이전 강조할 듯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천태종 본산 구인사를 방문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무원장 덕수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천태종 본산 구인사를 방문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무원장 덕수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을 찾는다. 이례적으로 1박2일 일정을 잡은 한 위원장이 꺼내 들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방문해 지역 청년과의 일자리 현장 간담회, 당직자 초청 간담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튿날인 11일에는 비대위 출범 이후 첫 현장 회의도 부산에서 진행한다.

한 비대위원장에게 부산은 첫 ‘유배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이른바 ‘조국 수사’로 유탄을 맞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었다. 정권에 거슬려 유배 갔던 검사가 여당 비대위원장이 되어 다시 부산을 찾는 셈이다. 당시 연제구 법조타운에서도 “얼굴 한 번 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몸을 낮췄던 한 비대위원장이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좌천되며 고난을 이어간 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월드엑스포 유치 불발 이후 가라앉은 부산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산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의 인재 풀이 두터워지면서 표심이 요동치는 중이다. 한 위원장이 1박을 하면서 현장 회의를 개최하고, 이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두 차례나 부산을 찾은 것도 들썩이는 부산 표심을 품기 위한 행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첫 부산 방문에서는 산은법 개정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주 방문에선 충격적인 흉기 피습 이후 서울대병원 긴급 이송 이슈로 입방아에 올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꼬인 스텝’이 한 위원장에게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한층 예민해진 부산의 자존심을 어루만지면서 동시에 지역 주요 현안도 잊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강하게 남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가 입을 닫은 산업은행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한 의견 피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이는 부산에 남부권의 새 경제 축을 세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현재 민주당은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면 산은 노조의 부산 이전부터 설득하라는 입장이지만, 산은 노조보다 부산의 지역감정을 먼저 배려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발의를 추진 중인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에 부처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유력하다. 지역 청년과의 일자리 간담회를 갖는 만큼 한 위원장이 독자생존을 외치는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의 분리매각 불허 방침에 이미 300명이 넘는 에어부산 직원이 타 지역으로 이직하는 등 일자리 유출 문제가 심각한 까닭이다.

국민의힘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은 “한동훈 위원장이 1박2일 부산행을 결정할 정도로 비대위에서도 부산 표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최근 한 위원장의 발 빠른 행보가 화제가 되는 만큼 산은법 개정 등 부산의 숙원에 대해 최대한 큰 힘을 실어주려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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