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문 닫은 갑진년, 현대미술관 2배 풍성해졌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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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시 라인업 공개
백남준 특별전 11월 개최
“지역 대표 미술관 거듭날 것”

백남준 ‘삼원소(1999)’.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삼원소(1999)’.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2018년 개관해 올해로 개관 6년째를 맞는 부산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특별전을 포함한 올해 전시 라인업을 공개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측은 다양한 실내외 전시뿐만 아니라 맞춤형 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11일 부산현대미술관은 백남준 특별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를 포함한 2024년 전시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로 개관 6주년을 맞은 부산현대미술관은 ‘지역 대표 미술관’을 목표로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전시 11건을 개최하기로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활동을 다룬 특별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해 오는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백남준 작가의 영상, 비디오 아카이브 등 관련 자료 50여 점을 전시한다. 백 작가가 2000년대 제작한 레이저 작품부터 1980~90년대 비디오 아트, 1963년 첫 개인전 등 그의 주요 작업들을 시간의 역순으로 보여준다.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을 차용한 듯 과거를 향해 가는 전시 방식을 통해 그가 추구했던 예술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살펴본다는 취지다.

당장 오는 2월에는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기획자, 작가가 모여 ‘로컬리티’의 의미를 탐색하는 대규모 기획전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전술적 실천’이 운영된다. 전시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로컬리티를 해석하고, 이를 만남과 연대라는 키워드와 연결 지어 현대 사회에서 로컬리티가 갖는 의미에 대해 탐색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게임미디어, 회화, 영화, 설치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작품 130여 점이 전시된다 .

3월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관심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국제 기획전 ‘능수능란한 관종’이 진행된다. 국내 작가를 포함해 미국, 스위스 등 세계에서 모인 작가 20여 명은 관심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충동을 솔직하고 모험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회화, 조각, 사진을 포함한 작품 100여 점은 관심을 갈망하는 인간의 행동을 예술로 담아냈다.


시니어프로그램 ‘사부작 사부작’ 모습.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시니어프로그램 ‘사부작 사부작’ 모습.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은 실내 전시실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야외 전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오는 3월부터 미술관 야외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의자가 전시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야외에 전시됐던 작품 ‘새’를 ‘의자’로 만든 것. ‘Re: 새-새-의자’라는 제목의 전시 제목은 플라스틱 새를 재활용해 새로운 의자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의자로 만들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오는 4월에는 국내외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50여 명이 참여하는 전시인 ‘덕지덕지 스티커’ 전이 열린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스티커 작품 일부는 미술관 내 뮤지엄숍에서 판매된다.

다채로운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생애주기별 특성을 고려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작가와 어린이가 함께 참여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해보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꼼지락’을 오는 3월부터 약 8개월간 운영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미술 관련 직업군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시니어 프로그램 ‘사부작 사부작’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전시 연계형 프로그램 ‘교실’도 오는 2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된다.

올해로 개관 6주년을 맞은 부산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을 상징하는 ‘M.I(Museum Identity)’를 전면 교체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디자인 공모를 통해 새로운 M.I를 채택한 부산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의 가변성과 유동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M.I를 미술관 시설이나 안내 표지판에 적용한다. 또 안내데스크·카페테리아·뮤지엄숍을 재정비하고 코트룸·물품 보관함을 설치해 시민들이 편하게 미술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2018년 개관부터 지난 5년간의 미술관 운영과 사업 결과를 정리한 <부산현대미술관 사료집 2018~2023>을 발간해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한다.

부산현대미술관 측은 “올해는 본격적으로 부산현대미술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사회가치경영(ESG) 실천의 기틀을 다져 ‘친환경 미술관’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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