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후티 반군 폭격에 반발
IS 등 수니파 테러 단체도 공격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서아시아 지역의 미군 개입을 비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란의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이스라엘의 첩보 기반시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져가는 상황이어서 이번 무력 행사로 지역 내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15일 밤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의 주도 아르빌 근처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테러단체들을 파괴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오늘 늦은 밤에 해당 지역의 첩보센터와 테러단체의 모임들을 파괴하는 데 탄도미사일들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후 혁명수비대는 이란 내 테러공작의 가해자들, 특히 이슬람국가(IS)를 공격했다는 내용을 따로 밝히기도 했다. IS를 비롯해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도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다는 추가 성명을 냈다.

이란의 이번 공습은 최근 자국 내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이자 미국의 예멘 반군 후티 폭격에 대한 항의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이란에서는 미국에 암살된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이 터져 100명 가까이 숨졌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적대시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가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이란은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반자치 지역인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유력인사를 비롯해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쿠르디스탄 안보당국은 “이란의 이번 폭격으로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라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의 아르빌 공항도 미사일 공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란의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질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친이란 세력들의 도발을 방조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한 후티의 근거지를 미군이 최근 폭격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반면, 후티를 지원해온 이란은 이 같은 행위를 예멘에 대한 주권침해이자 반인권적 행위라고 공개 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