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좌완투수 정현수
JTBC 예능 ‘최강야구’서 큰 인기
부산고-송원대, 신인 2차 지명
140km 중반 직구·변화구 장착
낙차 큰 ‘폭포수 커브’ 주무기
1군 마운드서 좋은 활약 다짐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가 지난 15일 김해 상동 롯데야구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 동영상 캡처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가 지난 15일 김해 상동 롯데야구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정훈 PD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가 지난 15일 김해 상동 롯데야구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정훈 PD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가 지난 15일 김해 상동 롯데야구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정훈 PD

지난해 10월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루키데이에서 정현수가 포부를 밝히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종합편성채널 JTBC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기대주로 활약하며 인기를 끈 좌완투수 정현수(22)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부산 사직에서도 에이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프로야구(KBO)에서 흔치 않은 대졸 출신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에 진정한 본인의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 19일 경남 김해시 상동면의 롯데 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그를 직접 만나 최근 근황에 대해 들어봤다.

“작년 시즌에 대학리그와 TV 프로그램 출연 과정에서 공을 많이 던져 힘이 좀 떨어졌었습니다. 롯데 구단에 합류한 이후 웨이트 훈련에 집중했고 체력을 기르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캠프의 기본훈련 외에도 야간에 늘 자율연습에 나섭니다. 훈련 뒤 침대에 누으면 거의 기절하는 것처럼 바로 잠이 들 정도로 혼신을 다해 연습하고 있습니다.”

180cm의 키에 몸무게 83kg의 듬직한 체격인 정현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란 지역 토박이다. 대연초등-부산중-부산고까지 쭉 부산에서 야구를 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투수였다가 부산고에선 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이후 다시 투수로 나섰으나 2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다. 결국 프로 구단으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해 광주광역시에 있는 송원대로 진학했다. 사실상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인 투수로 뛰기 시작한 정현수는 2학년 때 팀의 주전을 꿰찼다.

“원래 투수를 하다가 야수를 했는데 프로 지명이 안 돼서 대학에선 하고 싶었던 투수를 다시 해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원래 제 커브가 엄청 느렸었는데 2학년 말쯤부터 커브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삼진 잡는 횟수가 늘게 됐고 덕분에 지금에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좌투좌타인 정현수의 주무기는 140km 초중반의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일명 ‘폭포수 커브’를 승부구로 잘 활용한다. 2022년에는 대학 리그에서 19경기에 출전해 10승1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83과 3분의 1이닝 동안 129개의 삼진을 잡아 ‘닥터 K’로도 불렸다.

지난해에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동시에 출연하면서도 13경기에 나가 4승2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54이닝 동안 삼진 87개를 뽑아내 KBO 스카우터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됐다. 대졸 최고 좌완으로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말로 보인다.

운도 따랐다. ‘최강야구’에서 ‘야신’ 김성근 전 감독(82)을 만난 것이다.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구 쪽으로 특히 많이요. 스크라이크 존에만 무작정 던지는 게 아니라 세부적인 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프로그램에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김 감독님 말씀처럼 원하는 곳에 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교육리그 자체 청백전 등에 등판하면서 프로 무대를 간접적으로 경험도 했다. 당시 주형광 투수코치는 “(정현수를) 주위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잘 던진다. 실전은 지켜봐야하겠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아쉬운 일도 있었다. 입단 동기 전미르가 이달 말 괌 전지훈련에 선발대 투수조 12명에 포함돼 가지만 정현수는 빠졌다. 긍정적인 마인드의 정현수는 괌 스프링캠프에 빠진 것을 오히려 상동야구장에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전지훈련에 가는 선수들이) 부러운 건 사실입니다. 제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을 잘 만들어서 앞으로 큰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겠습니다.”

올해 목표는 당연히 1군 합류다. 기회가 올 때 잡기 위해 묵묵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처음엔 (신인 캠프가) 힘들었지만 이제 적응하고 있습니다. 사직 마운드에 서는 것도 목표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서는 제가 잘해야겠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습니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