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얼굴도 물었다… 부산시민공원 ‘들개 주의보’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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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청년 연이어 무는 사고
“먹이 주거나 다가가지 말아야”

이달 15일 부산시민공원에 출몰한 들개. 시민 A 씨 제공 이달 15일 부산시민공원에 출몰한 들개. 시민 A 씨 제공

부산 도심 공원에 출몰한 들개가 먹이를 주던 시민과 반려견을 무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들개가 지난달부터 부산시민공원을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아직 들개를 포획하지 못한 상태다.

부산진구청은 22일 오전 11시 10분께 부산시민공원 들개 출몰에 유의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에는 ‘부산시민공원 북카페와 남문 일대에 야생화된 들개가 출몰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부산시민공원에 방문하면 유의해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들개는 몸통은 황갈색, 머리 쪽은 검은 털을 지닌 중형견으로 추정된다. 유기견이 야생화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민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9시 23분 부산시민공원에서 들개가 반려견을 물었다. 부산진구청은 이날 오후 9시 40분께 관련 민원을 접수해 다음 날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부산시설공단은 들개가 산책하는 시민까지 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5시 20분께 부산시민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던 청년이 얼굴을 물렸고, 병원에서 50바늘을 꿰맨 것으로 나타났다.

화지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들개는 아직 포획되지 않았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지난 9일과 14일 북카페와 옛 우물터 주변에 포획 틀을 각각 설치해도 근처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포획 틀 대신 들개를 잡을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들개는 반려견과 동반한 시민이 먹이를 주거나 다가갈 때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산책하던 시민은 반려견과 들개에게 동시에 먹이를 주다가 얼굴을 물렸다”며 “들개가 반려견 먹이를 빼앗아 먹다가 싸움이 벌어지면서 공격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도 반려견을 데려온 시민이 들개에게 다가가 반려견이 물렸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도심 곳곳에 들개가 나타나 시민에게 위협이 되는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유기견이 야생화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부산시민공원 등 산책로 곳곳에 배설물을 남겨 시민 불편도 이어진다. 부산시민공원에서 들개를 만난 시민 A 씨는 “이달 15일 출근길에 주인이 없고 줄도 채워지지 않은 큰 개가 활보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며 “들개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배설물도 산책로 주변에서 종종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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