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 BNK, 주주 배당 확대 약속 지킬까
손실 유발 돌발 변수 잇따라 발생
비은행 계열사 영업 부진도 발목
주주 환원 정책 속 배당금 골머리
인상 여부 놓고 투자자 관심 증폭
BNK금융그룹이 연초 BNK금융지주 배당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고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지만 주주 환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큰 그림’ 속에 적절한 배당금 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BNK금융그룹의 배당 규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영업 순이익 등 재무 결산 작업과 함께 배당금 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룹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목표였던 8700억 원에 미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고금리에 따른 고수익 예상과는 별개로 그룹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를 유발한 ‘돌발 변수’들이 대거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고금리에 따른 이익 환원 차원에서 이뤄지는 ‘상생 금융’ 기조 속에 BNK금융그룹은 부산은행, 경남은행을 합쳐 800여억 원을 상생 금융 비용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에 상생 금융 비용이 반영돼 당기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또한 지난해 3분기 실적에는 경남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 손실금도 반영돼 연간 순이익 증가에 걸림돌이 됐다. 은행의 이자 수익이 예년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비은행 계열사의 영업 부진도 순이익 증가를 가로막는 요소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의 전망도 그룹 내부의 분석과 유사하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7447억 원을 기록해 지역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FN가이드는 BNK금융의 이자 수익은 6조 614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3%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이익분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BNK금융그룹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올해 배당금 규모를 두고 전망은 엇갈린다. 금융당국이 금융 지주사의 과도한 ‘돈잔치’를 압박하는 형국에서 배당금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BNK금융그룹이 지난해 주주 배당 확대를 공언한 만큼 배당금 규모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뉜다.
고금리에 따른 은행권의 높은 수익이 최근 잇달아 공론화되면서 주주들의 배당금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 보다 높다. BNK금융지주가 지방 지주사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실시했고 지난해 8월에는 자사주 384만 주를 소각하며 주주 친화 의지를 드러낸 점은 배당금에 대한 기대를 올리는 대목이다. BNK금융그룹 하근철 브랜드전략부문장은 지난해 7월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목표는 BNK금융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투자자가 연금 받는 상품으로 부동산 투자보다 안전하고 보람을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NK금융지주은 2022년 주 당 625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중간배당금 100원을 지급했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배당 금액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주주환원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