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검사 탄핵소추안 늑장 변론 시작
안동완 부산지검 차장검사 대상
국회 가결 4개월 만에 내달 개시
유우성 씨 대북 송금 기소건 관련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검사 탄핵 소추 대상자가 된 안동완(54·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부산일보 지난해 9월 26일 자 10면 보도)에 대한 헌법재판소 첫 변론기일이 다음 달 열린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 약 4개월 만에 본격적인 변론이 진행되면서 부산지검 2차장검사 공석이 장기화하는 등 검찰 후속 인사도 기약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안 차장검사의 탄핵 소추안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 헌재가 지난해 9월 22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하고 안 차장검사 탄핵심판 심리에 착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탄핵 소추안 쟁점은 검찰이 2010년 유우성 씨 대북 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후 2014년 안 차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검사 재직 당시 유 씨를 같은 혐의로 재차 기소한 것이 위헌·위법한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28일 헌재에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국회 측은 안 검사의 기소는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고, 안 차장검사 측은 공소권 남용이 아니라고 맞섰다.
현직 검사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안 차장검사는 지난해 9월 20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전보됐지만, 하루 뒤인 21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부산지검에 출근조차 하지 못하고 직무가 정지됐다.
부산지검은 검사장 휘하에 1, 2차장검사 등 차장검사 2명이 전체 수사를 총괄한다. 2차장검사는 공공·국제범죄수사부, 반부패수사부, 강력범죄수사부, 공판부 등 주요 사건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현재 박상진 1차장검사가 4개월 넘게 2차장검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1차장검사의 과도한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 헌재의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차장검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살인미수 피의자를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장도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차장검사 업무가 가중되면서 사건 처리나 결제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헌재 훈시 규정에 따르면 탄핵 심판은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 최종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이 조항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행규정은 아니다. 2022년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안은 4번의 변론을 거쳐 167일 만에 기각됐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변론 기일을 몇 번 열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으로 변론이 진행돼 봐야 안다”면서 “안 검사의 경우 180일 이내 결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