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역동성 살릴 경쟁은 환영, 과열은 우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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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회장 경선 배경과 전망

회장 연임 관례 깨고 경선 진행
변화 요구 기업인 목소리도 많아
의원 선거로 합의 추대 가능성도
경쟁 치열하면 임시총회서 투표
양재생·장인화 건설적 경쟁 기대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부산일보DB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는 사실상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회장 선출권을 가진 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형식적인 추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양 진영은 의원 확보를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후발주자인 양 회장은 “끝까지 안 간다는 거는 꿈에도 생각하지 마라”며 완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관례를 깬 경선 배경은

부산상의에서 회장의 연임은 일종의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 기업인들 사이에선 화합과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회장의 충분한 임기를 보장해 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체 회원사가 투표로 의원을 선출한 것도 지난 24대 선거가 처음이었다. 부산상의가 생기고 27년 만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장인화 현 회장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을 형성하거나, 조직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기업인들의 마음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든 양 회장은 관례를 거스른 것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선거를 시작해야 하는 형국이다.

반면 양 회장의 출마가 이미 충분한 당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경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는데, 그만큼 변화를 요구하는 기업인들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가덕신공항, 북항 시대 개막 등 큰 변화가 예상되는 시기에 부산상의가 역동적인 역할을 하려면, 처음부터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회장과 임원들이 구성돼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관례대로만 부산상의가 운영되면, 자칫 회장과 임원 자리를 유력 기업인들이 나눠 가지는 것처럼 비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 기업인들은 치열했던 24대 회장 선거의 여진이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도 한다. 지난 선거에 깊어진 계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장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 회장의 부산시체육회 회장 겸임 등이 논란이 되면서 경선 가능성이 커지기도 했다.

■후유증 없는 경선 가능할까

부산상의는 다음 달 중순께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3월 초까지 제25대 의원 후보 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의원들은 총 120명으로, 이들이 다시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그동안은 대부분 기업인들 사이에 조율이 돼 의원이 정해졌으나, 경선 모드인 만큼 24대 선거처럼 전체 회원사들의 선거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의원 선거 결과가 한 후보에게 매우 유리하게 나올 경우, 합의를 통해 선거 없이 추대로 25대 회장이 나올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면 의원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투표를 위한 임시총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지역 상공계 안팎에서는 경쟁 구도가 된 것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가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떠나 부산상의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이 자칫 기업인들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히 크다. 24대 선거가 과열되면서 네거티브 공세까지 등장하는 등 회원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 회장 역시 24대 부산상의에서 주요 임원을 맡으며 장 회장과 함께 활동했고, 두 사람이 원만한 관계인 것을 감안하면 선거의 후유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산상의는 선거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24대 회장 선거가 더 과열된 것 같기도 하다”며 “경쟁을 하다보면 치열해지는 게 당연하지만 양측 모두 건설적인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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