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헤일리, 양자구도 첫 대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오늘 개표
여론조사 앞선 트럼프 독주 발판
헤일리, 무당층 많아 돌풍 기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의 분수령이 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23일(현지시간) 진행된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후보 사퇴가 이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로 판이 짜인 이후 첫 선거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비당원도 참여할 수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4일 오전 9시)에 투표가 종료, 개표는 24일 0시(24일 오후 1시)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선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기 후보로 확정되느냐, 트럼프-헤일리의 양강 구도로 경쟁이 이어지느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뉴햄프셔에는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의 공화당원과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층이 많아 헤일리 전 대사의 돌풍이 예고되기도 한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대이변을 일으켜 1위를 차지하거나 지더라도 박빙 승부를 벌일 경우 여세를 몰아 다음달 24일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의 선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경선 막바지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흑인으로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연방 하원·상원의원 등을 역임하고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뛰어들었다 중도 사퇴한 팀 스콧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여기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또한 지난 21일 후보를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를 선언했다.
22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이후 실시된 59건의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평균 11.7%포인트(P) 앞섰다. 최근에는 서퍽대와 보스턴글로브, NBC-10 등이 20∼21일 디샌티스 주지사까지 넣어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55%, 헤일리 36%로 19%P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CNN의 17∼20일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 헤일리 전 대사는 39%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의 격차를 보였다.
이에 예상보다 빨리 조성된 양자 구도 하의 첫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반을 넘어 60% 안팎의 득표율로 헤일리 전 대사에 압승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의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은 조기에 가시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무당파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상황에 한 가닥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가 우크라이나 원조와 소비세 부과에 찬성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과 겹치는 헤일리의 입장과 공약을 집중 공격하며 대세론에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현지 유세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 “무늬만 공화당원으로 바이든 지지자들과 부정한 동맹을 맺었다”면서 “도대체 무슨 공화당 후보가 이러냐”고 비판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9일 유세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혼동한 사실과 관련해 현재 77세로 대선 승리 시 임기 중 80세를 맞이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도 파고들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