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 중소기업 절반 '설 자금' 확보 어렵다, 원인은 판매부진과 고금리
부산·울산 중기 설자금 수요조사
기업 46.9% 설 자금 "곤란" 호소
높은 대출금리 자금 확보에 큰 벽
부산·울산 지역의 중소기업 절반이 올 설 명절 ‘설 자금’ 확보가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금리 기조에 자금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명절 자금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부산·울산 지역 중소기업 215개를 대상으로 ‘2024년 부산·울산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2023년 설과 비교해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비율은 10.7%, '23년과 비슷하다'는 41.9%, '곤란'은 35.3%, '매우 곤란'은 11.6%로 나타났다. 응답 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46.9%가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곤란함을 호소한 중소기업은 2023년도 50.2%에서 올해 46.9%로 3.3%p 감소했지만, 여전히 곤란하다는 업체가 원활하다 보다 4.2배 높아 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자금 곤란 사정의 주요 원인은 ‘판매(매출) 부진’과 ‘고금리’로 드러났다. 먼저 ‘판매(매출) 부진’이 62.4%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어 ‘고금리’(35.6%)가 2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 26.7%, ‘인건비 상승’ 20.8%, ‘판매 대금 회수 지연’ 20.8%, ‘금융기관 이용 곤란’ 6.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설 상여금은 2023년 대비 비슷한 수준(52.5%)으로 지급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절반 이상의 업체(58.1%)가 지급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평균적으로 기본급의 56.4% 또는 정액 67.3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년 설문에서 3.9일이었던 연휴 휴무일은 평균 4.0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에 대하여 2023년 설과 비슷하다가 57.2%, 곤란하다 30.7%로 응답했다. 은행에서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52.6%)가 가장 많았고, 대출한도 부족(25.1%),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17.7%), △부동산 담보 부족(15.3%) 등의 순이었다.
특히 ‘높은 대출금리’는 전년도에 이은 1순위로 고금리가 기업에 계속해서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추가 지원 요청 사항에서도 “금리 인하가 절실하다” 등 ‘금리 인하’ 관련 요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회장은 “현재 중소기업 경영 상태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특히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는 중소기업만 아니라 중소기업근로자를 위한 것으로 오는 25일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