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란체도 투자… 부산 블록체인 기업 '비댁스', 국내외 투자 유치 잇달아
세계적 블록체인 메인넷 아발란체 등 국내외 5곳 투자
가상자산 시장의 은행 같은 서비스 제공
23년 11월 ISMS 예비인증 취득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였던 지난해에도 부산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업체인 ‘비댁스’(BDACS)가 국내외 투자사 5곳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해, 업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는 시중의 은행처럼 자산의 안전한 보관 등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의 허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댁스는 지난해 국내외 투자사 5곳 시드(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는 ‘아발란체'’가 운용하는 블리자드 펀드를 포함해 DG 블록체인, O-DE 캐피탈 파트너스, Mask 벤처스 등 국외 4곳과 프로디지인베스트먼트이다. 통상 업계의 시드투자 규모는 투자사 별로 5억 원 안팎이다.
투자자 중에서는 아발란체가 눈길을 끈다. 아발란체는 세계적인 블록체인 메인넷 플랫폼으로, 아발란체 코인은 세계 10대 암호화폐이기도 하다. 아발란체의 한국 투자는 비댁스가 첫 번째 사례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일명 ‘크립토 윈터’라는 가상자산의 불황이 이어진 것을 고려할 때,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 잇달아 투자 유치에 성공한 건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비댁스의 기술력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업체는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가상자산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각종 거래에 편의성을 제공한다. 반면 국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중 130조 원가량이 국외에 빠져나가 있다. 국내에 마땅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가 없다는 게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만큼 이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비댁스를 포함해 4~5개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것은 기관 투자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기관 자금처럼 규모가 큰 자산을 유치해야 이익을 낼 수 있으나, 금융 당국은 투자자 보호와 자금 세탁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올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고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들어오면, 관련 규제가 풀리고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사들은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비댁스의 기술력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블록체인 특구인 부산에서 창업한 비댁스는 기관 투자자 레벨의 MPC(Multi Party Computation) 기술 등을 확보하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MPC 기술을 확보했다는 건 기관 자금 등 상당한 규모의 가상자산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걸 의미한다.
비댁스는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한 전 단계로 정보보호 관리체계(SMS)예비인증을 취득했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절차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비댁스의 류홍열 대표는 “침체기에도 국내외 투자자들로 투자를 유치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의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