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인에게 '빵 나눔' 실천하는 착한 베이커리 될 것"
고주복 빅토리아베이커리 대표
꽃마을 이어 초량동에 2호점 문 열어
장애인 단체·행사에 20여 년 후원
국제장애인협회 등에 매일 빵 기부
“빵 나눔을 할 수 있는 착한 베이커리 매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그 빵을 활용해 장애인과 복지 기관, 이웃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려고 합니다.”
최근 부산 동구 초량동 도시철도 초량역 6번 출구 앞에 ‘빅토리아베이커리 캐슬’을 개업한 고주복 대표.
그는 자신의 건물 ‘BCM 커피머신 백화점’ 1층을 리모델링해 더 밝고 화려하게 치장했다. 지난해 부산 서구 꽃마을에 개업한 ‘빅토리아베이커리 가든’에 이은 2호점이다. 빅토리아베이커리는 고 대표가 수년 전 캐나다 빅토리아 섬을 여행하다 꽃으로 둘러싸인 캐나다 대표적인 정원 ‘부차드 가든’을 보고 착안했다. 실제 꽃마을의 1호점은 꽃 장식 포토존으로 벌써 이 동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2호점 ‘캐슬’은 제방 명인 수준의 11명이 모여 유럽 스타일의 빵과 케이크, 파운드 등 100여 종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건강 쌀빵’, ‘고구마 쌀방’, ‘단호박 무화과 크림치즈’, ‘바질 치아바타’ 등 베스트 7을 선정해 고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테이크아웃점으로 빵을 구입하면 커피는 무료이다. 오전에는 출근길 직장인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퇴근길에는 아이들을 위한 영양식이 잘 나간다고 한다.
1993년 커피머신 유통회사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고 대표는 커피 전문가에서 이제는 최고의 베이커리에 도전하고 있다.
“부산에서 커피 산업에 34년째 종사하며 커피로 봉사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앞으로는 단순히 디저트용이 아닌 쌀로만 만든 건강식 빵으로 장애인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고 대표는 매일 (사)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와 복지 기관에 빵을 기부하고 있다. 그가 장애인 빵 기부에 눈을 돌린 이유가 궁금했다.
“장애인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2012년 동구 초량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부터입니다. 사옥 건물 6층에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가 입주해 있어서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당시 17세였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3년 동안 사실상 거동을 못 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장애인과 관련해 더 관심을 두고 봉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때부터 사옥에 장애인 바리스타 무료 교육장과 각종 장애인 교육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이제는 국내 3대 유명 제빵에 도전해 장애인들에게 나눔을 실천한다는 게 목표다.
고 대표는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장애인 바리스타 대회 대회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의 각종 행사와 복지기관 등에 지금까지 20년 넘게 후원하고 있다.
그는 빅토리아를 개업하고 초기 기반을 닦느라 여력이 없을 때도 장애인과 복지 기관을 도울 생각을 먼저 했다. 저녁에는 빵을 할인 판매도 하지만 이윤보다 이웃을 돕고 싶었다.
고 대표는 “빵을 기부하는 것이 쑥스럽다. 이런 일 정도는 봉사도 아닌데, 주변에 알려지는 게 민망하다”고 낯을 붉혔다.
그는 “최고로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만큼 우리 빵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소외계층들과 나누고 봉사하는 제일 맛있는 베이커리가 되겠다”고 새해 소망을 말했다.
글·사진=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