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 주춤할 듯"
KMI, 2024 해양수산 전망대회
부산항 물동량 1.4% 상승 전망
최대치 경신하나 증가율은 하락
중동 불안·보호무역주의 여파 탓
수산물은 자급력 약화 대비해야
부산항이 사상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을 달성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물동량이 1.4% 늘며 기록을 경신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세계 각지에서 정치·경제적 갈등이 고조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며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4일 오후 1시 30분께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2024 해양수산 전망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KMI는 지난해부터 서울에 이어 해양수산업이 밀집한 부산과 경북 포항시에서도 전망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KMI가 공개한 ‘항만물동량 추이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량은 2326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예측된다. 이는 사상 최대 컨테이너 물량을 기록한 지난해(KMI 추정치 2292만TEU)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KMI는 내다본 것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목표치로 2340만TEU를 설정했다. 다만 증가세 자체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2022년과 지난해는 각각 전년 대비 2.8%, 3.8% 증가했다. KMI 이기열 항만수요예측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어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면서도 “중동 전쟁,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 자체가 둔화하면서 물동량에 부정적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계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해운시장 주요 이슈 및 시황 전망’을 발표한 KMI 황수진 해운시장연구센터장은 “지난해는 세계 경기 침체로 화물 수요는 감소했는데 선박 공급은 쭉 이어지면서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전년 대비 70.5% 급락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컨테이너선 공급이 10% 내외 증가하면서 운임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 정세가 불안한 탓에 글로벌 선사들이 홍해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운임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수산물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KMI는 올해 수산물 생산과 소비량 모두 늘지만, 수입 수산물 또한 증가하며 자급률은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KMI 김수현 수산업관측센터장은 “올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378만t으로 전망된다”면서 “연근해어업과 원양어업은 전년과 비슷하겠지만, 해면양식업이 전년 대비 2.5% 늘며 전체 어업 생산량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이 발표한 ‘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올해 1인당 순식용 공급량은 64.4kg로 전년 대비 3.1% 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수산물 자급률은 73%로 전년 74.1%보다 오히려 줄었다. 올해 수산물 수입금액은 67억 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센터장은 “수산물 수입이 늘고 국내 생산은 정체하면서 수산물 자급률이 떨어져 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수산물에 대한 공급망 모니터링과 수급 조절 등 물가 안정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