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휴전 인질·수감자 교환… 이-팔, 잠정 합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한 달간 휴전하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미국,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중재하는 휴전 협상은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하마스는 당초 몇 개월 간의 휴전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했고, 수차례 논의가 오간 끝에 30일로 의견이 좁혀졌다.
잠정 합의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교전을 멈추고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면서 가자지구 원조를 늘리면 그 대가로 하마스가 민간인을 시작으로 군인까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을 풀어주는 것이다.
다만 하마스는 미래에 이뤄질 영구적 정전의 조건이 합의되기 전까지 이 같은 30일 휴전안을 시행할 수 없다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휴전안과 종전안을 분리해 ‘단계적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인질 석방 전에 종전안 합의까지 끝내는 ‘패키지 딜’을 모색하고 있다고 팔레스타인 관리는 전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주간 종전안과 연계되지 않은 어떤 제안도 거부해왔던 하마스 내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는 이스라엘이 최장 3개월간 휴전,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가자지구 내 자유로운 이동을 민간인 인질 석방 대가로 제의하자 하마스가 태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종전 방안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수뇌부 6명을 추방하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하마스는 이를 거부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내보내라고 요구한 6명에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2인자 야히아 신와르와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모하메드 데이프 등이 포함됐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