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아킴 부산작가회의 새 회장 “연대에 집중하겠다”
끈끈한 결속력 최우선 방점
선후배 만남 장 연 2~3차례
문화·시민 단체와 협업 모색
부산작가회의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김요아킴(55) 시인이 선출됐다. 부산작가회의는 지난 26일 부산남포문고 문화홀 ‘冊(책) 138’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부산작가회의는 군부독재가 극성을 부리던 1985년 5월 7일 소설가 요산 김정한 주도로 부산 문인들이 결성한 ‘5·7문학협의회’에 뿌리를 둔 부산의 핵심적인 문학 단체다. 하지만 그 위상과 역할, 결속도 시대 추이 속에서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현재 286명) 점차 옅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단절과 파편화가 가중돼 시급한 쇄신이 요구되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는 의결 정족수를 넘겼으나(위임 포함 152명) 실제로는 34명 참석으로 진행됐다.
김 신임 회장은 “지금 우리 작가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연대”라며 “앞으로 2년간 연대를 공통분모로 하여 모든 일들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글 쓰는 이들에게 중요한 인간다움의 발현과 그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서로 간의 참된 만남이 전제돼야 합니다. 단순한 만남과 교류의 차원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함께 문학적 책임을 지는 작가로서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공동의 목표는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작가로서의 양심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의 ‘제도적 민주화’ 속에서도 아직 미흡한 ‘사회적 민주화’를 구현하는 일의 하나일 것이다.
그는 연대를 위해 4가지 사업을 제시했다. 첫째 소설가 시인들이 양질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을 활발히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통한 연대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신임 회장은 “상·하반기로 나눠 회원들이 발간한 모든 작품집을 축하하는 공동 출간 기념회를 새로 개최하고, ‘부산작가상’ ‘문학 톡톡’을 그대로 지속하고, 계간 <작가와사회> 지면 제공을 활발히 하겠다”고 했다.
둘째 회원들이 서로 자주 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후배들이 만나는 장을 연 2~3차례 비정기적으로 열고, 신입회원 환영회도 열 것”이라며 “무엇보다 끈끈한 결속력이 현재 가장 필요하고 절실하다”고 했다.
셋째 각 위원회 활동을 활성화해 다양한 결과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에서 위축된 예비 작가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청년문학 무크지 <쨉>의 지속 발간으로 청년문학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시와 소설 분과에서도 무크지 발간과 여름시인학교, 시민을 위한 창작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넷째 여러 문화예술 및 시민단체와의 연대 속에서 부산작가회의 위상과 그 정체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산문학축전을 기존대로 주관하고, 예전부터 제기돼온 부·울·경 작가회의 만남과 교류를 모색해 볼 것”이라며 “나아가 부산민예총과의 끈끈한 협업으로 다양한 예술 행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부산작가회의 부회장에는 김형로·정안나 시인, 나여경 소설가, 정훈 문학평론가, 4명이 추인됐으며, 사무처장에 이이후 시인, 사무차장에 오윤경 시인이 뽑혔다. 김 신임 회장은 “의미 있고 참다운 부산작가회의를 만들어 가는 데 시민들의 후원과 지지를 바란다”고 했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