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정상의 환상 요리, 베니스 바다의 이색 치케티 [세상에이런여행]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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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미식투어 (3·끝)>

모두 꿈꾸던 ‘이탈리아 알프스’ 멋진 풍경
산 정상에서 즐긴 ‘독일스러운’ 특색 요리
작은 도시 미슐랭 식당에서 또 다른 음식

베니스 선술집 돌며 각종 치케티 경험하고
부라노섬에서 다양한 해산물로 마지막 식사
두 번째 미식투어 준비하느라 설레는 마음

베로나의 호텔에서 아침 8시에 일찍 출발했다. 이번 여행의 힐링 포인트인 ‘이탈리아의 알프스’ 돌로미티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돌로미티에서는 트레치메, 세체다, 알페디시우시 봉우리가 유명한데, 우리는 세체다, 알페디시우시에 올라가기로 했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돌로미티의 환상적인 풍경을 즐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돌로미티의 환상적인 풍경을 즐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돌로미티는 모두가 꿈꾸던 곳이었다. 풍경이 좋으니 다들 기분도 좋아졌다. 공기가 달고 청량해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배가 부를 것 같았다. 이때 갑자기 근처에서 한국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한국의 가곡이 돌로미티 산 정상에 울려 퍼지니 기분이 더욱 상쾌해졌다.

알페디시우시의 고급식당인 암가스트호프 몽세에서 점심을 들었다. 전망이 최고인 데다 음식 맛까지 좋아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지역의 음식은 볼로냐, 베로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북쪽의 오스트리아, 독일에 붙은 탓에 언어, 메뉴판도 독일어였다.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가 이탈리아 음식이라기보다 ‘독일스러운’ 느낌이었다. 빵으로 만든 뇨키 크뇌델, 포르치니 버섯과 옥수수가루로 만든 폴렌타, 사슴고기 등이 나왔다. 새로운 요리를 경험하는 새로운 순간이었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알페디시우시의 고급식당인 암가스트호프 몽세에서 점심을 기다리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알페디시우시의 고급식당인 암가스트호프 몽세에서 점심을 기다리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이탈리아에서는 지역마다 색다른 식재료를 경험할 수 있는 게 아주 좋은 장점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고기를 먹어도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음식 종류가 다르다.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사슴고기, 비둘기고기 등 다양한 고기가 전통음식에 들어간다. 다들 같은 음식을 만들어 팔지 않고 새로운 음식을 내놓는다. 그래서 미식여행으로 특화된 나라가 아닌가 싶다.

트렌티노알토아디제의 까네델리(크뇌델). 시금치를 넣고 파르미자노 치즈 소스로 만든 요리다. 남정민 오라 대표 트렌티노알토아디제의 까네델리(크뇌델). 시금치를 넣고 파르미자노 치즈 소스로 만든 요리다. 남정민 오라 대표

저녁에는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의 소도시 오르티세이에 있는 미슐랭 가이드 별 2개 음식점 투블라델 레스토랑에서 또 다른 느낌의 음식을 맛봤다. 제대로 된 올리브 오일과 빵으로 시작한 스타터는 다음 음식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이탈리아의 익힘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리조토와 튀긴 만두, 사슴고기 스테이크. 낯설지만 독특하면서 맛있었던 경험이었다.

트렌티노알토아디제의 전형적인 요리는 가난한 농민 음식과 독일 음식이 섞인 것이다. 요리가 간결하고 소박하며 교회식 요리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주목할 만한 디저트로는 사과 슈트루델과 사과 타르트가 있다.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의 소도시 오르티세이에 있는 미슐랭 가이드 별 2개 음식점 투블라델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미식투어 참가자들. 남정민 오라 대표 트렌티노알토아디제주의 소도시 오르티세이에 있는 미슐랭 가이드 별 2개 음식점 투블라델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미식투어 참가자들. 남정민 오라 대표

이번 미식투어의 마지막 여정은 베네토주의 하이라이트인 베니스였다. 베니스에 처음 간 사람부터 여러 번 갔던 사람까지 일행의 경험은 다양했다. 우리가 이곳에서도 놓치지 않아야 하는 부분은 역시 맛이었다. 정확하게는 치케티 투어였다. 스페인에 타파스가 있다면 베니스엔 치케티가 있다.

베니스의 다양한 선술집에서 지역 식재료를 이용한 많은 종류의 치케티를 판다. 빵에 올려먹는 것에서부터 고기 튀김, 샌드위치 종류까지 다양하다. 이탈리아의 식전술인 스프리츠와 함께 때로는 베네토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 한 잔과 함께 이집 저집에 들러 다양한 치케티를 맛볼 수 있다.

생선을 넣어 만든 베니스의 마케론치니. 남정민 오라 대표 생선을 넣어 만든 베니스의 마케론치니. 남정민 오라 대표

취하지만 않는다면 여러 치케테리아에 들러 이것저것을 다 맛보고 싶지만 두어 군데만 돌아도 벌써 알딸딸하다. 맛있는 스프리츠에 반해 한두 잔 홀짝거리면 다음 치케테리아로 옮길 마음이 사라진다. 그냥 계속 앉아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싶은 기분이다.

곤돌라와 수상버스, 수상택시에 이르기까지 베니스의 3대 교통수단을 다 이용하면서 마지막 날을 보냈다. 부라노섬에 가서 정해진 일정 없이 자유롭게 반나절을 보냈다. 이 섬의 식당은 일행이 함께 앉을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긴 테이블에 다양하게 준비된 베니스의 해산물 에피타이저가 깔렸다. 날생선부터 익힌 해산물, 조개 찜, 게 요리까지 여러 가지였다.

베니스 부라노섬 식당의 다양한 해산물 요리. 남정민 오라 대표 베니스 부라노섬 식당의 다양한 해산물 요리. 남정민 오라 대표

미식투어에 앞서 예약을 할 때 모든 레스토랑에 공통으로 했던 요청은 ‘음식 맛을 보기 위해 떠나는 미식 여행이므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게 준비해 달라’는 것이었다. 언제나 4인 기준으로 에피타이저 두 개, 파스타 두 종류, 메인요리 두 가지였다. 이렇게 6가지 메뉴에 마지막은 늘 디저트였다.

각 지역의 전통음식을 선택하고 그중에서 대중적인 입맛의 음식을 찾아내어 조합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관건이었다. 종종 참가자들이 낯설어하면서 입만 대고 마는 요리도 있었다. 아마로네 와인 리조토와 송아지 간 요리 같은 음식이었다. 모두에게 낯설었지만 도전해서 맛보고 좋아하게 된 음식도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음식을 찾게 됐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베니스 부라노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베니스 부라노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여행을 떠나서 먹게 되는 요리는 아주 제한적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제한적인 음식만 먹고 돌아온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 어디에도 이탈리아처럼 지역마다 음식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 식재료와 조리법이 다르니 같은 음식은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식재료로 만든 새로운 음식들을 즐기고, 그걸 바탕으로 한껏 음식 이야기로 떠들었다. 참가자 모두 이탈리아에서 눈으로 입으로 경험하면서 각자의 미식투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이제 두 번째 미식투어를 준비한다. 출발은 오는 6월 3일이다.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평가하면서 일정을 조금씩 보완했다. 다들 원했던 농장 민박을 하룻밤 추가했고, 돌로미티에서 1박만 하는 게 아쉽다는 평가에 따라 오르티세이 1박과 코르티나담페초 1박을 추가했다. 베로나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로얄석에서 관람한다. 아울러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남부 시칠리아와 마테라 미식투어도 답사를 끝내고 차례대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길에서의 여행은 언제나 행복하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남정민 오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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