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영향력, PK에선 찻잔 속 태풍 그치나
이준석 신당·이낙연 신당 지지율
PK에서 전국 평균에 크게 밑돌아
국힘, 이삭줍기 방지에 주력할 듯
여야 전 당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가 첫발을 뗐지만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지지세가 전국 평균보다 떨어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준석 신당’의 경우 정치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에게 더 야박한 평가를 받아 보수적인 영남 선거판에서 이들의 충격파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주요 정당별 총선 지지 의향을 묻는 무선전화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거대 양당을 떠나온 이른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을 이번 22대 총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20%와 16%였다. 총선에서 지지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72%와 74%였다.
흥미로운 것은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이들 제3지대의 지지율이 전국 평균보다 더 낮다는 점이다. 부울경 응답자 중 이준석 신당을 총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힌 이는 15%였다. 전국 평균보다 5% 낮은 수치다. 이낙연 신당도 마찬가지로 부울경에서는 총선 지지 의향이 전국 평균보다 6% 낮은 10%에 불과했다.
정치 성향별로 본 총선 지지 의향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더 박한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 이준석 신당을 총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힌 이는 전국 평균보다 4% 낮은 16%였다. 반대로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 이낙연 신당을 총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힌 이는 16%로 이는 전국 평균과 같았다. 보수층 비율이 높은 부울경의 선거 지형을 감안하면 이준석 신당은 현재까지는 큰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국민의힘 공천위원회는 제3지대에 ‘이삭줍기’를 할 여지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공천 일정을 진행할 전망이다. 공천자 확정을 최대한 미루고, 지역구 별로 우선공천을 최소화 해 어떻게든 탈당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 유력하다.
부울경 내 부족한 총선 인재 풀도 이준석 신당에 크게 불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경선에 불복해 탈당하는 인사는 있겠지만, 수도권과 달리 본선 무대를 버텨낼 만한 체급의 후보는 유인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부산의 한 야당 의원은 “여야 모두 예비후보 숫자만 놓고 보면 경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불복해 제3지대 후보로 나와 여야 공천 후보와 겨룰 만한 인물은 많지 않다”면서 “당장 선거금액 보전 마지노선인 15% 득표도 빠듯한 데 명분 없이 제3지대를 선택할 정치인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