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메기’될까…스테이지엑스, 4301억 승부수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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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신규 사업자 안착에 ‘이례적’ 지원 분위기
수익성에 의문 ‘승자의 저주’ 우려도 없지 않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엑스)이 신규 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22년 만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4번째 회사가 등장하는 셈이다. 정부에서는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을 기대하며 각종 지원책을 꺼내드는 분위기다. 다만 기존 업체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포기한 주파수를 쥐고 제4이통사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1일 당국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50라운드 다중라운드 오름입찰 방식의 1단계 경매와 밀봉입찰 방식의 2단계 경매를 거쳐 4301억 원에 5세대 이동통신(5G) 28㎓ 대역 주파수를 전날(1월31일) 낙찰받았다.

정부는 투자 비용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정착에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시적인 세제 혜택과 함께 약 4000억원 규모 정책 금융을 제공한다.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를 공동 이용(로밍)해 일반 모바일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이동통신 3사가 사업화에 실패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만큼, 새 이동통신사업자 출현이 실제 시장 경쟁 활성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 5G 서비스가 가능한 대신,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통신 3사가 정부의 독려에도 할당 조건이었던 기지국 1만5000대의 10% 수준을 구축하는 데 그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신규 이동통신사업자에 이른바 '황금 주파수'로 꼽히는 1∼6㎓ 사이 중대역 할당을 시사한 것도 어쩌면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테이지엑스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우선 초점을 맞추겠다고 한 만큼 제4이동통신사 출범 효과를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스테이지엑스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스테이지엑스는 재무적 투자자로 신한투자증권 등이 참여하면서 상당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조 단위까지 예상되는 설비 구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스테이지엑스 측은 보도자료를 내어 “통신 시장에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파수 대금 4301억원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었지만 제4이동통신사업자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테이지엑스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그리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 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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