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입할래요!’…의대 증원 소식에 수도권 초등생까지 '부산 유학' 온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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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로진학센터, 수도권 학부모 전화 10통 이상
부산, 의대 증원 수혜 기대감+우수 정주 여건 우수 판단

정부는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

‘부산 지역 의대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부가 올해 대학 입시부터 전국 의과대학 정원 규모를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하면서 수도권 학생들의 비수도권 이동이 현실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지역·필수 의료 강화에 방점을 찍고 늘어나는 정원 2000명 중 대부분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에 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따른 현상이다. 수도권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역 의대 정원 60% 이상 배정될 예정인 ‘지역 인재전형’ 지원 요건을 맞추기 위해 조기에 수도권 이탈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 부산진로진학센터에는 지난달 6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서울, 경기 판교·일산·고양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속속 걸려 오고 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부산 지역 의대의 지역 인재 전형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전화를 건 학부모 중에는 중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예비 고1 학생의 학부모는 물론 초등생 아이의 부모도 있다.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진행한 15일 부산 서구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의사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진행한 15일 부산 서구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의사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수도권 학생·학부모들의 ‘부산 유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의대 정원 증원의 효과가 부산에서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권 의대 4곳(부산대·인제대·동아대·고신대) 포함해 울산(울산대), 경남(국립경상대)의 의대 정원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 거점대학과 정원 50명 이하의 ‘미니 의대’의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거점대인 부산대(현 정원 125명)를 비롯해 정원이 50명 아래인 동아대(49명), 울산대(40명) 정원이 대 늘어날 전망이다. 인제대(93명)와 고신대(76명), 국립경상대(76명) 역시 의미 있는 규모의 증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6일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

현행 대입 체계에서 지역 인재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중학교 입학~졸업(3년) △해당 지역 고등학교 입학~졸업(3년)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의 경우 오는 3월 1일까지 지망하려는 지역의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지역 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중1이 되는 학생들부터는 비수도권 지역 중학교에 입학한 뒤 지역 고등학교까지 6년을 충족해야 지원할 수 있다.

부산진로진학센터 관계자는 “부산이 의대 정원 증원 규모가 많을 것으로 보이며, 비수도권 지역 중 정주 여건과 교육 여건이 좋아서 수도권 학부모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다음 달 하순 전국 40개 의대의 증원 규모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각 의대의 증원 규모가 확정될 경우 수도권 지역 학부모들의 ‘부산 유학’ 행렬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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