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 지지율 ‘뚝뚝’ 민주, 윤 정부 심판론 연일 부각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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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현 정부 실정 사례 공략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 양평 찾아
이번 주 충남·대전 등 방문 예정
채 상병 순직·R&D 삭감 목소리
부산엑스포 실패 이슈화 계획도
한동훈, 전국 격전지 민심 공략

22대 총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지지율 침체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연일 부각하며 반전을 노린다. 총선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공천 내홍이 정점을 지났다고 보고, 본격적인 총선 어젠다 대결로 수세 국면을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10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이 같은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고속도로 노선을 틀려다가 의혹이 제기되자 국책 사업을 백지화하는 무책임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주에도 민주당이 정권의 실정이라고 주장해 온 사례와 밀접하게 관련된 여당 후보들을 겨냥해 전국을 순회한다. 11일에는 지난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 모 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이슈화하기 위해 충남 천안을 찾는다. 천안갑 지역구에 채 모 상병 사건 당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 받은 상태다.

이어 14일에는 예정된 대전, 충북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이 대표는 각각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문제와 오송지하차도 참사 대응 관련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 대표가 조만간 부산을 찾아 2030월드엑스포 유치 실패를 고리로 ‘정부 무능론’을 이슈화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계가 대거 낙천한 이후 이 대표에 대한 부산 야권 내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가 최근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는 보도를 소개했다. 그는 “2년도 안 돼 나라를 망친 정권이 입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전환, 이번 총선에 달려 있다”고 각을 세웠다. 당 관계자는 “공천 갈등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민심의 기저에는 민생을 돌보지 않는 정권에 책임을 묻고자 하는 흐름이 강하다고 본다”며 이 대표의 향후 일정과 메시지가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단식 농성을 했던 4선 중진 노웅래 의원이 이날 ‘당의 결정을 따른다’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극한까지 치달았던 공천 내홍도 서서히 잦아드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날 친문 홍영표 의원의 탈당에 따라 전략 지역구로 지정된 인천 부평을 등 5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전국 격전지를 찾아 민심 공략을 이어간다. 한 위원장은 오는 11일 경기도 내 ‘험지’인 고양시와 서울 영등포구, 양천구 등을 방문하는 데 이어 14일에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PK(부산·울산·경남) 험지인 ‘낙동강 벨트’ 내 부산 북구, 경남 김해를 찾아 서병수 의원(북구갑), 조해진 의원(김해을) 등 당 후보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15일에는 당의 험지 중 험지인 호남을 찍고, 16일 다시 경기도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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