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8~15명 위성정당에 꿔준다" 비례정당 기호 확보 수싸움 치열
원하는 번호 받아야 선거 수월
민주·국힘 각각 3·4번 총력전
개혁신당·새미래 추첨 가능성
4·10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각 정당들의 수 싸움이 한창이다. 관건은 각 정당이 원하는 정당투표 기호를 확보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거대 양당은 적절한 수의 ‘의원 꿔주기’를 준비 중이다. 소수 정당도 현역 의원 추가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0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정당투표 기호는 4번이 돼야 한다”며 “다른 정당들의 의석 수 변동을 보면서 최소 8명에서 최대 15명 안팎까지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당투표 기호는 각 정당의 의석 수에 따라 결정된다. 국민의미래가 기호 4번을 노리는 것은 정당투표용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이어 ‘두 번째 칸’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기호 3번 정당부터 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3번,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당이 4번을 받아야 지역구 투표와 ‘일관성’을 가지면서 선거운동을 수월하게 전개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김근태, 김은희 등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일차적으로 지도부와 ‘이적’ 조율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역시 더불어민주연합의 기호 3번 확보에 필요한 적절한 현역 의원을 파견해야 하기 때문에 막판까지 국민의힘과 눈치 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 소수 신당의 기호 싸움도 치열하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경우 현역 의원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의 기호를 추첨으로 결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의석 수는 현재 4석으로 동일하다. 양당 모두 투표용지의 앞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현역 의원 추가 확보를 노리고 있지만, 지금보다 의석 수를 늘리는 게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대로 후보자 등록 마감일까지 현역 의원을 추가 확보하지 못하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추첨을 통해 기호를 받아야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도 민주당 출신 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을 각각 영입해 1석씩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 정당도 추가로 현역 의원이 입당하지 않으면 추첨에서 기호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