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구도…중위권 롯데, 수비 불안·부상 악재 ‘극복 과제’
2024시즌 KBO리그 23일 개막
LG·한화·KT·KIA·두산, 우승후보
롯데, SSG·NC·삼성과 ‘4중’ 예상
SSG 랜더스와 인천서 개막 경기
김민석·한동희 부상 공백 메워야
나승엽·김민성, 공수서 중책 기대
류현진 복귀·추신수 은퇴 선언 화제
23일 오후 2시 열릴 2024시즌 KBO리그 개막전은 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인천 SSG랜더스필드),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서울 잠실구장), 삼성 라이온즈-KT 위즈(수원케이티위즈파크),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창원 NC파크) 경기로 펼쳐진다.
KBO 사무국은 기후 변화와 올해 11월에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긴 23일 정규리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또 취소 경기가 발생하면 더블헤더를 다음 달부터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올스타 휴식 기간도 7일에서 4일로 줄였다. 모든 일정이 10월 안에 끝나야 11월 10일 시작하는 프리미어12를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KBO리그는 '5강 4중 1약'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LG와 한화를 비롯해 KT, KIA, 두산이 '5강'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정규리그를 독주하고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룬 LG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뒤 지난해 탈꼴찌를 했던 한화가 강팀에 분류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단 LG는 막강한 공격력은 여전하더라도 핵심 불펜 요원의 이탈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왼손 불펜 함덕주는 팔꿈치 수술로 오는 6, 7월에나 돌아오고 이정용은 군 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단했다. 마무리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반면 약체 이미지를 조금씩 벗어내던 한화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로 일약 강팀 대열에 합류했다.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과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SSG 추신수의 맹활약이 야구 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올해 중위권에서는 롯데와 SSG, NC, 삼성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약팀으로 분류됐다.
2017년 리그 3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롯데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 새 사령탑을 맡았다. 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던 명장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하는 게 중요하다. 초반에 맞붙을 상황이 오면 제대로 맞붙어서 이겨내겠다"며 "선수단이 한마음이 되면 7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주장을 맡은 전준우의 각오도 남다르다. 주로 지명타자와 외야수, 4번 타자로 나설 전준우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꾸준함이다. 통산 타율이 3할에 달한다. 방망이의 정교함은 기본이며 화끈한 장타력도 갖고 있다. 전준우는 "올해도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아야 할 것 같다"면서 "김 감독님이 오시면서 선수단이 분위기가 활기로 넘친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 잘하면 구단 전체의 성적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고질적인 수비 문제와 부상 악재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롯데가 작년 초반 반짝했다가 내려앉은 건 잡아야 할 수비를 못 잡았고, 그게 투수의 투구에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불안한 수비를 보완하기 위해 나승엽과 김민성이 특명을 받았다. 나승엽의 방망이는 일단 합격점이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한 나승엽은 퓨처스리그에서 2시즌을 보내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롯데 김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올해 주전 1루수는 나승엽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교 시절 '천재 내야수'로 불릴 만큼 재능이 뛰어난 나승엽은 김 감독의 믿음과 프로 4년 차의 경험으로 롯데의 새로운 주전 1루수 계보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수비가 가능한 김민성은 롯데와 키움, LG를 거쳐 올 시즌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16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것이다. 김민성은 안치홍의 한화 이적으로 공백이 된 2루나 한동희의 옆구리 부상으로 빈 자리가 된 3루 수비를 번갈아 맡을 예정이다.
외야수 김민석, 3루수 한동희의 부상 악재가 팀 성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 김 감독은 정규시즌 3루수 운용이 가장 고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선발 라인업은 거의 정했다"며 "다만 (부상으로) 한동희가 빠진 3루 자리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김민성을 활용하면서 상대 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골고루 기용해야 할 것"이라며 "시즌 초반까지 계속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수비 훈련 중 내복사근 통증을 호소했던 김민석도 정밀 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 부분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약 한 달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올 시즌 KBO리그 키워드는 '급격한 변화'와 '유료화'다. 새로운 제도와 규정이 올해 한꺼번에 도입된다.
공정하고 투명한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위해 KBO 사무국은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을 아우른 전 세계 프로야구 1군 리그 최초로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을 운영한다. 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투구 궤적을 추적해 컴퓨터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고, 이를 이어폰으로 들은 심판이 콜 사인을 내리는 방식이다.
투수의 투구 간격을 엄밀히 계측하는 피치 클록은 당초 올 시즌 도입하려 했으나 현장의 반대 목소리로 2025년 정식 운용하기로 했다. 베이스의 크기는 종전 15제곱인치에서 18제곱인치로 커져 도루 잘하는 선수와 팀이 더욱 유리하게 됐다.
주로 잡아 당겨치는 타자의 안타 길목을 차단하고자 주로 1, 2루에 수비수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던 수비 시프트도 제한한다. 이에 따라 왼손 타자들의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공짜로 야구를 보던 시대는 4월 말로 끝난다. 2026년까지 3년간 KBO리그 유무선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 티빙은 5월부터 유료로 서비스를 전환한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