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매력 드러나는 행사 될 것”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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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비엔날레 공동 감독
베라 메이·필립 피로트 인터뷰

2024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필립 피로트, 베라 메이, 협력큐레이터 박수지 씨(왼쪽부터). 이재찬 기자 chan@ 2024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필립 피로트, 베라 메이, 협력큐레이터 박수지 씨(왼쪽부터).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올해 행사 전시 감독을 2명으로 선정했다. 자기주장이 강한 예술 판에서 전시 감독을 2명으로 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시너지효과보단 자칫 불협화음으로 인해 마이너스 효과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에 관심이 더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희는 일하는 스타일이 달라요. 관점이 다르고 전문 분야도 다르죠. 취향도 다르고. 만약 비슷했다면 팀을 이루지 않죠.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다른 관점을 만날 수 있고 폭넓게 접근할 수 있죠. 무조건 통하는 게 좋은 게 아니고 서로 다른 의견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팀이 될 수 있습니다. ”

다소 도발적인 첫 질문에 오히려 베라 메이 감독(이하 베라 감독)은 너무나 여유 있게 대답한다. 질문자가 쑥스러워질 정도이다. 베라 감독은 내 의견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말 나만의 의견인지 생각해 본다 했다. 의견이라는 것도 결국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 혹은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 생겼기 때문에 유연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두 사람의 역할을 나누어 보면, 베라 감독은 전시 기획과 텍스트 쪽에 강하고 필립 피로트 감독은 전시 공간에 강점을 보인다고 답했다.

두 감독은 사실 이전에도 공동으로 전시 기획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이번 2024 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 공모에도 처음부터 함께 주제를 고민하며 팀으로 응모했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 부산에 집중했습니다. 항구 도시이자 여러 문화가 섞이는 곳, 부산을 해적 유토피아 개념으로 연결했습니다. 거기에 범어사를 방문했을 때 배운 불교적인 깨달음도 결합했죠. 탐험, 방향, 집중, 길 찾기 등으로 확장하며 ‘어둠에서 보기’라는 모순적인 표현이 나왔습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이자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비엔날레는 시민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접근성이 좋은 원도심(중앙동·초량동 등)의 새로운 장소들도 찾아냈다. 여러 번 발품을 판 결과이다. 또 해적선에서 파티를 즐기는 것처럼 해적 카니발, DJ 페스티벌, 사운드 축제 등 즐기는 행사들도 준비돼 있다. 기존 회화 조각 설치 외에도 사운드 영화 복합 미디어 등 여러 장르가 어우러진 작품들도 있다.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뭔가 특별한 설치물도 기획 중이라고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현대미술은 어렵다거나 비엔날레는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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