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안 개불을 아시나요?”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 추진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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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천포 쥐치’와 함께 전국적 유명세
2000년대 들어 어획량 급감…명성 잃어
실안 바다 개불 방류…효과 분석 후 대응

경남 진주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남해안 개불이 판매되고 있다. 예전에는 실안 개불을 포함해 판매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남해안 개불이 판매되고 있다. 예전에는 실안 개불을 포함해 판매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시가 ‘실안 개불’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때 ‘삼천포 쥐치’와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기억에서 잊혀진 실안 개불이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천시는 25일 실안 어장에서 해양수산과, 실안어촌계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불 수산종자 방류행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실안 앞바다에 개불이 방류된 건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방류된 어린 개불은 6만 7000여 마리로, 1년 정도 지나면 몸 길이 10~15cm, 굵기 2~4cm 정도의 상품성 있는 어미로 성장한다.

개불은 글리신과 알라닌 등의 단맛을 내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달짝지근하고,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몸 특유의 조직 때문에 씹히는 맛이 독특해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특히, 바닥에 U자 형태의 구멍을 만들어 바닷물의 순환을 용이하게 해 갯벌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친환경적인 유용한 생물로도 알려져 있다.

실안 개불은 육질이 더 단단하고 쫄깃해 전국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왔다. 김현우 기자 실안 개불은 육질이 더 단단하고 쫄깃해 전국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왔다. 김현우 기자

그 중에서도 특히 실안 개불은 전국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안 앞바다가 워낙 물살이 거센 데다 대부분 바닥이 모래층으로 이뤄져 있어 이곳에서 잡히는 개불은 육질이 더 단단하고 쫄깃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실안 개불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실안 개불잡이 어업은 갈고리를 바다 밑바닥에 내린 뒤 배를 끌고 가며 개불을 잡는 다소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뤄진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하루 400~500마리씩 잡아 시장이나 횟집 등에 내다 팔았는데, 지금은 하루 100마리도 채 잡기 힘들다. 잡을 개불이 없다 보니 어민들은 하나 둘 손을 놨고, 어장도 황폐화됐다. 시장에 가도 실안 개불을 사기 어려워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김광영 사천시 실안어촌계장은 “예전에 한창 잘 될때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어느 순간 개불이 아예 씨가 말랐다. 배 기름값도 벌기 힘들다 보니 어민들도 더 이상 개불을 잡지 않고 있다. 어민이 줄면 개불 개체 수가 좀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사천시와 어민들이 실안 앞바다에 개불 종자 방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천시 제공 사천시와 어민들이 실안 앞바다에 개불 종자 방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천시 제공

이에 사천시는 실안해역 지역특산 명품 수산물 개불의 자원량 회복과 생산량 증대를 통한 안정적인 생산·공급증대를 위해 실안 개불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첫 사업은 이번 개불 종자 방류다. 앞서 지난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방류가 진행됐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시와 어민들은 당시 방류 어장이 육지랑 비교적 가까운 데다 남강댐 담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고 이번에 방류 위치를 조정했다.

시는 1년 뒤 효과를 조사한 뒤 성과가 있을 경우 방류량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개불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동식 시장은 “영양이 풍부한 강장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실안 개불이 요즘은 거의 잡히지 않고 있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며 “이번 개불 수산종자 방류사업을 통해 실안 개불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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