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안 개불을 아시나요?”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 추진
한때 ‘삼천포 쥐치’와 함께 전국적 유명세
2000년대 들어 어획량 급감…명성 잃어
실안 바다 개불 방류…효과 분석 후 대응
경남 사천시가 ‘실안 개불’ 옛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때 ‘삼천포 쥐치’와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기억에서 잊혀진 실안 개불이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천시는 25일 실안 어장에서 해양수산과, 실안어촌계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불 수산종자 방류행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실안 앞바다에 개불이 방류된 건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방류된 어린 개불은 6만 7000여 마리로, 1년 정도 지나면 몸 길이 10~15cm, 굵기 2~4cm 정도의 상품성 있는 어미로 성장한다.
개불은 글리신과 알라닌 등의 단맛을 내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달짝지근하고,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몸 특유의 조직 때문에 씹히는 맛이 독특해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특히, 바닥에 U자 형태의 구멍을 만들어 바닷물의 순환을 용이하게 해 갯벌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친환경적인 유용한 생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실안 개불은 전국 미식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안 앞바다가 워낙 물살이 거센 데다 대부분 바닥이 모래층으로 이뤄져 있어 이곳에서 잡히는 개불은 육질이 더 단단하고 쫄깃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실안 개불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실안 개불잡이 어업은 갈고리를 바다 밑바닥에 내린 뒤 배를 끌고 가며 개불을 잡는 다소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뤄진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하루 400~500마리씩 잡아 시장이나 횟집 등에 내다 팔았는데, 지금은 하루 100마리도 채 잡기 힘들다. 잡을 개불이 없다 보니 어민들은 하나 둘 손을 놨고, 어장도 황폐화됐다. 시장에 가도 실안 개불을 사기 어려워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김광영 사천시 실안어촌계장은 “예전에 한창 잘 될때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어느 순간 개불이 아예 씨가 말랐다. 배 기름값도 벌기 힘들다 보니 어민들도 더 이상 개불을 잡지 않고 있다. 어민이 줄면 개불 개체 수가 좀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에 사천시는 실안해역 지역특산 명품 수산물 개불의 자원량 회복과 생산량 증대를 통한 안정적인 생산·공급증대를 위해 실안 개불 명성 되찾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첫 사업은 이번 개불 종자 방류다. 앞서 지난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방류가 진행됐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시와 어민들은 당시 방류 어장이 육지랑 비교적 가까운 데다 남강댐 담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고 이번에 방류 위치를 조정했다.
시는 1년 뒤 효과를 조사한 뒤 성과가 있을 경우 방류량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개불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동식 시장은 “영양이 풍부한 강장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실안 개불이 요즘은 거의 잡히지 않고 있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며 “이번 개불 수산종자 방류사업을 통해 실안 개불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